우회상장 코스닥 종목, 상폐비율 높고 재무 안정성 취약

2007년 이후 우회상장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기업의 상장폐지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전상장이 상장기업의 조기부실화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는 의미다.

14일 자본시장연구원이 2007년부터 지난 5월까지 상장된 기업을 분석한 결과, 우회상장 기업이 3년 이내에 상장폐지된 경우는 전체 132건 중 36건으로 전체 132건의 27.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회상장기업이 상장이후 1년이내에 상장폐지되는 경우도 6.8%정도였다.


정규상장된 기업의 경우 상장이후 2년안에 상폐되는 경우가 전무했다. 3년 이내에 상폐되는 기업은 전체 359곳 중 6곳으로 1.7%였다. 이밖에 코넥스에서 이전상장을 하거나 합병상장한 곳은 3년이내에 상폐되는 경우가 전무했다.

강소현 자본시장실 연구위원은 "우회상장을 추진하는 비상장기업은 기업결합이 용이한 부실 상장기업을 선택했다"며 "부실 상장기업의 최대주주는 상장폐지를 모면하고 경영권 프리미엄을 확보하는 대신 비상장기업의 고평가를 용인하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결합기업의 조기부실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분석기간 동안 코스닥시장에 신규상장한 기업은 모두 737개사다. 정규상장 기업이 514개사로 가장 많고, 우회상장 132개사, 합병상장 61개사, 코넥스 이전상장 30개사였다. 정규상장 이외의 대안적 경로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기업이 약 30% 수준으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우회상장은 여러 상장 방법 중에서 가장 뚜렷한 추세적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우회상장 건수가 총 125건, 연평균 30건 수준이었다. 반면 2011년 이후 추진된 우회상장은 2건에 불과하다.

이는 2011년부터 우회상장 비상장기업에 대한 실질심사가 적용되면서 우회상장이 크게 위축된 것으로 추정된다. 강 연구위원은 "실질심사를 배제한 형식적 상장심사가 우회상장을 선택하는 주요 배경이었음을 시사한다"며 "이때부터 우회상장은 이전상장이나 스팩상장합병에 밀려났다"고 평가했다.

수익성의 경우 정규상장과 합병상장이 이전상장과 우회상장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정규상장과 합병상장의 ROE(자기자본이익률)는 각각 25.5%와 25%였다. 반면 이전상장과 우회상장은 각각 17.8%, 16.4%에 불과했다.

안정성의 경우 우회상장이 다른 세 경로에 비해 현저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회상장기업의 부채비율 133.3%로 다른 경로의 두 배 수준이었다. 현금흐름비율은 9.41%로 다른 상장경로의 3분의2 수준에 불과했다. 활동성 지표인 총자산회전율은 정규상장, 우회상장, 합병상장이 100%를 상회하는 반면 이전상장은 80%에 미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