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소 오염 BCG 10년간 사용…日 알았는데 우린 왜 몰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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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비소가 기준치보다 2.6배 많이 검출된 일본산 도장형(경피용) BCG(일본균주) 백신을 지난 10년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백신 제조국인 일본은 최근까지 비소가 검출된 생리식염수액의 포장 전 원액만 품질검사를 했고, 수입국인 우리나라는 아예 검사를 하지 않아 의약품 안전망이 10년간 뚫렸던 것으로 파악됐다. 도장형 BCG는 전 세계에서 일본과 우리나라에서만 사용한다.


1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09년 4월 이후 제조돼 국내에 유통된 모든 일본산 도장형 BCG 백신에 비소가 기준치 이상 들어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가 된 백신의 제조사인 '일본BCG제조'가 2009년 4월부터 비소가 기준치 이상 검출된 백신과 동일한 생산과 품질관리 체계에서 백신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해당 백신은 '백신 1앰플+용제 1앰플+접종용 침'이 한 세트로 구성돼 있는데, 용제로 쓰인 생리식염수액에서 비소가 0.26ppm(0.039㎍) 검출됐다. 기준치 0.1ppm의 2.6배다.


10년 동안 백신에서 기준치 이상의 비소 검출이 확인되지 않은 이유는 일차적으로 제조국인 일본 정부의 의약품 검사 방법 때문이다. 일본은 그동안 비소가 검출된 생리식염수액의 포장 전 원액에 대해서만 품질 검사를 했다.

비소는 유리로 된 앰플병에 생리식염수액을 담은 후 밀봉하기 위해 가열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생리식염수액 포장 전까지는 비소가 없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일본이 백신 완제품에 대한 품질검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백신 수입국인 우리나라가 국가출인승인 단계에서 생리식염수액에 대한 품질검사를 하지 않은 것도 이차적 원인이다. 국가출인승인은 백신이 시장에 유통되기 전 국가가 자료와 검정 등을 통해 품질을 확인하는 절차다.

그동안 식약처는 국가출인승인 단계에서 백신에 대해서만 의약품 품질기준 적합 여부를 따졌다. 첨부용제는 제조사가 제출한 시험성적서를 받는 수준에 그쳤다. 첨부용제 품질에 대한 추가적 확인 절차가 없다보니 국내에서도 해당 백신이 걸러지지 않은 것이다.

식약처는 지난 7일 해당 백신을 회수 조치했는데, 이는 일본 후생성이 해당 제품에서 비소가 기준치 보다 많이 검출돼 출하를 정지했다고 발표한 것에 따른 후속 조치였다.

현재 식약처는 수입 백신에 대한 보다 철저한 안전 관리를 위해 국가출하승인을 할 때 백신뿐만 아니라 첨부용제도 의약품 품질기준 적합 여부를 확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도장형 BCG백신은 흉터가 덜 남아 부모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고, 의료기관에서도 주사형 BCG 백신보다 주사법이 쉽고 수익성이 좋아 선호됐다. 도장형 BCG백신을 맞는 신생아는 전체의 50~55% 수준이다.

비소는 독성이 강한 물질로 높은 농도에 노출되면 말초신경 장애나 암 등에 걸릴 수 있어 국제암연구소(IARC)가 1군 발암물질로 정하고 있다. 다만 낮은 농도의 비소는 물, 공기, 토양 등 자연계에 널리 분포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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