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한투 ROE 최상위…주가급락에도 수익 극대화 통했다

올해 키움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증권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익성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뜨거웠던 주식시장이 하반기 들어 급랭한 상황에서 리스크를 줄이고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성공했다는 평가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 누적 기준(1~9월) 가장 높은 ROE(자기자본이익률)를 기록한 증권사(자기자본 4000억원 이상)는 키움증권으로 집계됐다. 키움증권은 이 기간 ROE 14.9%를 올려 지난해(14.3%)에 이어 올해도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ROE는 당기순이익을 평균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자기자본을 활용해 얼마나 벌어들였는가를 보여주는 대표적 수익성 지표다. 투자가 본업인 증권사의 경우 ROE는 회사의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다.

키움증권은 두터운 온라인 주식매매 고객층을 토대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와 신용거래융자 이자로 고수익을 올렸다. 특히 하반기 증시 조정기에도 불구하고 이자수익을 늘리고 PI(자기자본투자)에서도 흑자를 유지했다.

한국투자증권이 ROE 12.7%를 기록해 키움증권의 뒤를 이었다. 자본규모가 크면 수익성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지만 한국투자증권은 업계 5위인 4조4439억원 규모의 자기자본에도 불구하고 ROE가 중소형사를 앞지르는 고효율을 보였다. 덩치도 크면서 민첩한 셈이다. 한국투자증권은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4135억원으로 업계 최대 이익을 기록 중이다.


파생상품과 채권운용을 통해 증시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 위험을 분산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증권사인 초대형IB(투자은행) 중 가장 먼저 진출한 발행어음 사업도 수익성에 기여했다.

박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투자증권이 해외주식 비중을 늘려 브로커리지 감소를 상쇄했고 부동산 매입보증과 매입확약 대출잔액이 증가해 IB수익도 양호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3조원을 웃도는 발행어음 잔액도 1.5% 이상 마진을 유지하면서 수익에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자기자본 3조원을 웃도는 메리츠종합금융증권도 3분기 ROE 10.3%를 거뒀다. 메리츠종금증권은 강점을 보이는 부동산금융뿐만 아니라 채권매매와 기업금융에서 선방하며 3분기에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1412억원)을 거두는 저력을 발휘했다.

ROE 상위권은 중소형 증권사들이 차지했다. 온라인증권사로 출발한 이베스트투자증권(12.3%)이 전체 3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DB금융투자(11.3%), 유안타증권(10.9%), 교보증권(10.7%), IBK투자증권(10.5%) 등이 전년대비 큰 폭의 순익 증가로 ROE 상위권에 포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