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빅스비 '무한확장' 돌입… "수십억대와 연동"

20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빅스비 개발자 데이'에서 기조연설하고 있는 정의석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 /사진=서진욱 기자.

"2020년이 되면 수십억대의 다양한 기기에서 '빅스비'가 동작할 것이다. '빅스비'의 무한확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가 인공지능(AI) 플랫폼 '빅스비'의 개방형 생태계 구축에 본격 나선다. 급속도로 확산하는 AI 생태계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행보다. 이를 위한 소프트웨어(SW) 개발도구를 비롯한 기술 전략을 공개하고, 거액의 투자 계획도 밝혔다.


◇"'빅스비' 무한확장 시작"… 2020년 수십억대 연동= 정의석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사진)은 20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빅스비 개발자 데이'에서 "'빅스비'는 삼성전자의 모든 서비스 접점을 아우르는 통합 AI 브랜드"라며 "특정 제품에 한정되지 않고 자유롭게 확장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조연설자로 나선 정 부사장은 빅스비 개발을 총괄한다.

그는 '빅스비'의 비전에 대해 "모든 사람들의 말은 언제 어디에서나 이해하고 모든 기기를 연결하겠다"며 "'빅스비'는 집, 사무실, 자동차 등 항상 우리 곁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0년까지 삼성전자가 출시하는 모든 제품에 '빅스비'를 탑재하겠다"며 "매년 5억대의 제품을 출시하기 때문에 2020년이 되면 수십억대의 제품에서 '빅스비'가 동작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2020년까지 AI, 5G(세대) 통신 등 IT 신기술 분야에 220억달러(약 25조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정 부사장은 '빅스비'의 중점 전략으로 기기 확장, 언어 확장, 서비스 확장 등 3가지를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타사 기기에서도 '빅스비'를 연동할 수 있는 기술 기반을 제공하고, 한국어·영어·중국어에 이어 스페인어·독일어·프랑스어·이탈리아어 등 지원 언어 확대에 나선다. 아울러 서비스 확장을 위해 개발도구(빅스비 개발자 스튜디오)와 SW 마켓(빅스비 마켓플레이스)도 제공한다. 다양한 기기와 언어와 연동되는 체계적인 개발 및 유통 기반을 갖춰 AI 생태계의 주도권을 쥐려는 전략이다.


정 부사장은 "큰 변화는 어느날 갑자기 찾아오거나 혼자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며 "삼성전자는 오픈 생태계를 통해 개발자들과 함께 미래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빅스비 데이'에서 '빅스비 개발자 스튜디오'를 시연 중인 비브랩스의 아담 샤이어 CTO. /사진=서진욱 기자.

◇'빅스비 개발자 스튜디오', 생태계 확장 '시작점'= 삼성전자가 이날 공개한 '빅스비 개발자 스튜디오'는 '빅스비' 생태계 확장의 시작점이다. 개발자들은 이 프로그램을 활용해 '빅스비 캡슐'로 불리는 '빅스비' 기반 애플리케이션(앱)과 서비스를 자유롭게 개발할 수 있다. '빅스비 개발자 스튜디오'는 '빅스비'의 모든 기능을 활용 가능한 개발환경을 제공한다. 내·외부 구분 없이 동일한 버전이다. 이지수 상무는 "'빅스비 개발자 스튜디오'는 내부(삼성전자) 개발자와 외부 개발자가 동등하게 풍부한 사용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개발도구"라며 "내부 개발자가 사용하는 개발도구를 공유해야만 생태계 확장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2016년 인수한 AI 플랫폼 기업인 비브랩스의 아담 샤이어 CTO(최고기술책임자)는 "(외부 개발자들의) 희생과 제한 없는 원칙 아래 '빅스비 개발자 스튜디오'를 만들었다"며 "AI와 인간 개발자가 협업하는 개발 패러다임의 진전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샤이어 CTO는 기조연설에서 '빅스비 개발자 스튜디오'의 주요 기능을 직접 시연했다. 이 프로그램은 '빅스비' 개발자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한편, 이번 행사는 삼성전자가 빅스비에 초점을 맞춰 개최한 첫 번째 개발자 모임이다. '함께 만드는 인텔리전스, 빅스비'를 주제로 10여개 기술 및 비즈니스 세션, 코드 랩, 전시 등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