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전사들, '볼링쌤'으로 명성 얻게된 사연은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 EDS팀 재능봉사단 '예스마더'가 봉사활동중인 모습. 아랫줄 맨 왼쪽이 봉사단 리더인 박주양 연구원.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전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자랑하지만 기흥공장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는 '봉사자' 이미지로 더욱 친근하다. 특히 지난 3월부터 오산에서는 '반도체 전사'들이 볼링 선생님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박주양 연구원은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 EDS팀의 재능봉사단 '예스마더'를 이끌고 있다. 그는 "예스! 긍정의 마음으로 '마'음을 '더'한다는 뜻"이라고 소개했다. 박 연구원은 2013년 1월부터 EDS팀 동료들과 '예스마더' 봉사팀을 개설하고 다양한 봉사활동을 벌여왔다. '1사(社) 1촌(村)'을 내건 자매마을 봉사활동이 시작이었다.


박 연구원은 "매월 동료들과 마을 회관에 벽화도 그리고 마을 길을 따라 꽃도 심고 일손을 도왔는데 마을 어르신들이 많이 좋아해 주셨다"며 "그렇게 따뜻한 인연을 이어가던 중 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에 떨어진 시각장애인 센터를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처음엔 봉사활동을 통해 수확한 농산물을 전달하는 나눔활동을 했다. 그러다 시각장애인 센터에 볼링팀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유독 볼링 실력자를 다수 보유하고 있던 EDS팀은 마음이 동했다.

물질의 기부를 넘어 스포츠를 통해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결국 지난 3월부터 삼성전자 임직원 재능봉사단에 신청, 정식으로 볼링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예스마더'팀이 오산지역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주로 지역 스포츠센터에서 이뤄지는 정기 모임엔 임직원 10명, 장애인센터 16명 정도가 참석한다. 교육 대상자들의 실력이 거짓말 같이 느는 것을 볼 때 가장 뿌듯하다고 박 연구원은 말했다. 최근엔 임직원 가족들이 함께 참석해 더욱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볼링수업과 게임을 진행하고 있다.

초기엔 난관도 있었다. 박 연구원은 "봉사라는 게 말은 좋지만 '나와 상관 없는 얘기다'라며 와 닿지 않는다는 반응이 있었다. 팀원들을 참여시키는 데 어려움이 있었고 연속성이 확보되지 않아 어려움이 많았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소풍 같은 봉사'라는 컨셉을 잡은 뒤 참여율이 높아졌다.

그는 "봉사를 가족행사로 진행하며 인식이 바뀌었다"며 "주말에 나들이 겸 자매마을에 일손이 돼주고 같이 밥을 해먹으며 '소풍' 같은 봉사활동이라고 인식하게 됐다. 볼링 재능봉사도 시각장애인분들과 볼링게임을 하니 편견도 없애고 친구 같은 만남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스마더팀은 삼성전자 C랩에서 개발한 '릴루미노'를 시각장애인들이 체험해보도록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릴루미노는 저시력자들을 위한 시력보조 애플리케이션이다.

박 연구원은 "제가 주축이 돼 봉사활동을 진행하다 보니 지역사회에 애정도 생기고 생활 패턴이 더 열정적, 긍정적이게 됐다"며 "되려 저희가 더 많이 받고 오는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