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다시 오를까...OPEC 등 산유국, 일평균 120만 배럴 감산 결정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들은 내년부터 6개월간 일평균 120만 배럴을 감산하기로 결정했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OPEC과 러시아 등 10개 비OPEC 산유국들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회의에서 이같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OPEC 회원국들은 일평균 80만 배럴을,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들은 일평균 40만 배럴을 각각 감산키로 했다. 주요 국가별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일평균 25만 배럴, 러시아는 23만 배럴을 줄일 계획이다.

미국의 경제제재를 받는 이란을 비롯해 리비아, 베네수엘라, 나이지리아는 경제위기 등 자국내 사정을 이유로 이번 감산에서 제외됐다.

이번 감산합의는 글로벌 원유생산량 급증에 따른 공급과잉 우려로 최근 유가가 급락세를 보이면서 나왔다. 유가는 지난 10월초 기록한 4년내 최고가에서 30% 이상 떨어진 상황이다. 이번에 결정된 감산은 내년부터 6개월간 적용된다. OPEC과 비OPEC 산유국들은 내년 4월 감산 정책을 점검키로 했다


카타르의 OPEC 탈퇴 선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노골적인 감산 반대 압박 등으로 입지가 흔들렸던 OPEC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는 당초 일평균 100만 배럴 이상의 감산 합의를 이끌어 냄으로써 그나마 체면치레를 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트위터를 통해 ""바라건대 OPEC이 원유 공급량을 제한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할 것이다. 세계는 고유가를 보기를 원하거나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OPEC과 사우디아라비아를 강하게 압박했다.

시장에서는 세계 석유시장에서 절대적이었던 사우디아라비아의 권력 일부가 러시아로 넘어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테판 브렌녹 PVM오일어소시에이츠 분석가는 "OPEC, 더 정확하게는 사우디아라비아가 거의 60년 동안 세계 석유시장의 우두머리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미국 대통령의 분노를 무릅쓰기는 커녕 러시아의 축복 없이는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OPEC과 비OPEC 산유국들의 감산 규모가 당초 예상을 웃도는 일평균 120만 배럴로 결정되면서 유가는 급등세를 보였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2월분 북해산브렌트유는 이날 런던선물거래소에서 전일대비 배럴당 1.61달러(2.7%) 오른 61.67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1월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전일대비 배럴당 1.12달러(2.2%) 상승한 52.6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