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고 문제유출' 前교무부장 측 "혐의 인정 못해"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서울 수서경찰서가 공개한 숙명여고 쌍둥이 문제유출 사건 압수품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유출 정황./ 사진=뉴스1

숙명여고에서 발생한 시험 유출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교무부장 측이 법정에서 문제 유출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이현경 판사는 13일 업무방해 혐의를 받는 전직 교무부장 A씨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A씨 측은 법정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하며 관련자들을 모두 증인으로 부르겠다고 했다. A씨 측 변호인은 "기록을 거의 못 봐서 말하기 어렵지만 A씨를 접견해서 들은 바로는 (혐의를) 인정하지 못하는 취지"라고 했다. 변호인은 기록을 검토한 뒤 좀 더 구체적으로 의견을 밝히겠다고 했다.

A씨 측이 혐의를 부인하고 검찰에서 작성한 진술조서를 증거로 사용하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면 관계자들이 줄지어 법정에 불려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증인 숫자는 30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판사는 기록 검토 시간을 고려해 다음달 17일 한 번 더 재판을 열기로 했다. 준비가 끝나는 대로 증거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A씨는 숙명여고에 재학 중이던 쌍둥이 자매에게 시험지와 답안지를 미리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문제 유출 의혹은 지난 7월 학원가에서 먼저 불거졌다. 1학년 1학기 때 전교 59등, 121등을 했던 자매가 바로 다음학기에 전교 5등, 2등을 했다는 것이 수상하다는 내용이었다.

이후 자매 아버지인 A씨가 숙명여고 교무부장이라는 사실이 알려졌고, 서울시교육청은 특별 감사를 거쳐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조사 끝에 쌍둥이 자매 휴대전화 메모장에서 영어 서술형 문제 정답과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정답이 적힌 메모, 빈 시험지 등을 확인했다.

이후 검찰은 A씨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고, 쌍둥이 자매는 소년보호 사건으로 넘겼다. 문제 유출을 방조한 의혹을 받은 전 숙명여고 교장과 교감, 정기고사 담당 교사는 증거 불충분 등 이유로 혐의없음 처분했다. 쌍둥이 자매는 성적 0점 처리 후 퇴학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