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뱅킹 이용 늘었지만…금융앱 소비자 만족도는 저조"

국내 금융의 디지털화 확산으로 모바일을 활용한 금융거래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이용 만족도는 저조한 수준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경쟁력이 향후 금융회사들의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모바일 앱의 편의성 제고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6일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18개 은행들의 모바일 앱에 대한 이용자 평점을 조사한 결과 iOS(아이폰 모바일 운영체제)의 경우 5점 만점에 평균 2.4점, 안드로이드는 평균 3.3점을 기록했다. 증권사 모바일앱의 경우 iOS가 2.1점, 안드로이드가 3.5점을 받았으며 보험사 모바일앱은 iOS 2.0점, 안드로이드 3.2점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2분기 기준 국내은행의 인터넷뱅킹 등록 고객수는 1억467만1000명으로 이중 70.6%인 9977만명이 모바일뱅킹 가입 고객이다. 같은 기간 모바일뱅킹 일평균 서비스 이용건수는 7348만건으로 전체 온라인뱅킹 이용건수인 1억1664만건의 63%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모바일을 활용한 금융거래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정작 모바일앱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는 낮은 수준에 그친다는게 금융연구원의 분석이다. 이순우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진입한 인터넷전문은행과 외국계 은행을 제외하고는 이용 편의성 등에서 불만이 많아 평점이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금융회사가 소비자의 접근 수단과 무관하게 이용 편의성을 높이는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국내와 달리 해외 금융회사들은 대부분 5점에 가까울 정도로 높은 평점을 받고 있다. JP모건의 경우 iOS가 4.8점, 안드로이드가 4.5점을 받았으며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각각 4.7점, 4.5점을 부여 받았다. 특히 국내와 달리 아이폰용 모바일앱에 대해 안드로이드 기반 앱보다 더 높은 점수를 부여하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에서는 아이폰 이용자가 적어 대부분의 금융회사가 아이폰 모바일 앱에 상대적으로 낮은 관심을 기울이기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금융연구원은 금융의 디지털화가 진전될수록 모바일 앱 이용이 확산되는 만큼 모바일 앱의 편의성 제고를 위해 금융회사들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공인인증서에 기반한 서비스 제공 모형을 근본적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연구위원은 "공인인증서의 의무 사용 규제가 폐지됐음에도 많은 금융회사들의 경우 공인인증서가 없으면 모바일 앱을 이용한 거래를 아직도 할 수 없다"며 "이 때문에 고객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다는 불만이 제기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