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양산도 안 된 수소버스, 4년 뒤 2000대 보급?

#일본 도쿄가스가 도쿄 고토구 지역에 수소전기버스와 수소전기차 충전이 동시에 가능한 대형 수소충전소를 짓는다. 현재 수소전기버스 노선이 운영되고 있는 도쿄 빅사이트 근처다. 수소충전소는 일본 11개의 기업이 모여 만든 ‘제이하임(JHyM)이 설립을 돕는다.

내년 가동예정인 도쿄가스의 새 수소충전소는 기존에 공급되던 도시가스를 충전소에서 개질해 수소를 생산·공급한다. 초기 설립비용은 비싸지만 수소 운반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본 정부는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 도쿄에서 운영 중인 수소전기버스를 100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여기에 맞춰 수소충전소도 차곡차곡 늘리고 있다.

현재 도쿄에만 수소충전소 14곳이 설치됐다. 서울의 2곳과 확연히 차이가 난다. 전국으로 범위를 넓히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일본의 수소충전소는 110여곳으로 한국의 10배 수준이다.

그런데 한국 정부가 매우 공격적인 수소전기버스 보급 계획을 세웠다. 2년 뒤면 일본을 뛰어넘는다.


정부는 내년 35대, 2020년 300대를 보급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듬해에는 665대로 늘어난다. 2022년까지 누적보급 대수 2000대가 목표다. 충전소는 2022년 310곳을 설치할 예정이다.

같은 시기 일본의 수소전기버스 보급 목표(총 212대)의 9.4배나 된다. 일본은 연도별로 △2019년 30대 △2020년 35대 △2021년 49대 △2022년 63대 보급이 목표다.

일부에서 정부의 눈높이가 너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국내에서 수소전기버스 생산 기술을 가진 곳은 현대차뿐인데, 아직 시험 제작 단계다. 2020년이 돼야 양산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의 경우 이미 토요타가 수소전기버스 ‘SORA’를 양산하고 있지만 높은 가격 등으로 인해 보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수소전기버스의 가격은 현재 1억엔(약 10억원)이다. 일본은 국고보조금이 5억원, 지자체 보조금 3억원을 지원하지만 보급이 수월하지 않다.

우리나라는 구체적인 가격도, 보조금도 안정해진 상태다. 내년에야 수소전기버스 보조금이 신설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수준으로 보조금을 지급한다면 2020년에만 1500억원(국고보조금 기준)의 예산이 필요하다. 내년 전체 수소전기차 보급 예산(1421억원)을 넘는 규모다.

수소전기버스는 수소사회의 핵심 중 하나다. 대중들이 이용하는 버스에 수소에너지를 도입함으로써 일반인들이 수소사회의 체감하고, 수소에너지의 이해를 높일 수 있다. 또 매일 운행거리가 긴 버스의 경우 순수전기차보다는 수소전기차가 더 알맞다.

특히 수소전기버스는 안정적인 수소 소비원으로 수소충전소의 안정적 경영을 가능하게 한다. 일본은 수소전기버스 1대가 연간 일반 수소전기차 45대 분량의 수소를 쓸 것으로 본다. 수소충전소와 수소버스보급을 연동하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높은 보급 계획은 제조사에게 도움이 되는 동시에 부담도 된다"며 "보급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재원과 계획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