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투자시 '여성 대표성' 반영 추진

머니투데이

한고은 기자

정부가 민간기업의 여성 고위직 비율 제고를 위해 연기금 투자 결정시 '여성 대표성'을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여성가족부는 2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업무보고에서 '다양성을 존중하는 성평등 포용사회 실현'을 주제로 한 성평등 사회 기반 마련 추진 계획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업무보고에 앞서 한부모가족 등 업무를 담당하는 여가부 가족지원과 직원들을 격려 방문했다.

여가부는 기업과 협약을 통해 여성 고위직 목표제 도입 등 민간기업의 여성 대표성 제고를 위한 장치를 마련할 방침이다.

또 기업의 자발적 개선을 위한 다양한 유인기제 마련을 위해 국민연금 등 대규모 공적기금의 투자 기준에 여성대표성 항목을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세계 최대 연기금인 일본 공적연금펀드(GPIF)의 투자 전략을 벤치마크한 것으로, GPIF는 기금투자시 'MSCI Japan Empowering Women Index(WIN)' 지수를 투자에 참고한다.

내년 10월중 여성 고위직 비율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임원의 성별 현황 공개 범위 확대도 추진한다.

고용노동부의 적극적 고용개선조치 권고를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적극적 고용개선조치는 고용부가 전체 공공기관과 500인 이상 사업장 등을 대상으로 여성고용기준을 충족하도록 촉진하는 제도다.

여가부 관계자는 "500인 이상 기업에서 300인 이상 기업으로 가는 기본방향은 정해져 있다"며 "(도입) 10년이 지난 이 정책으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재검토하고 다른 방안을 모색해보는 연구를 통해 정책을 만드는 게 한 해 동안의 사업이다. 내년 말쯤 구체적인 내용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가족친화기업인증 심사 기준에 여성 고위관리직 비율 등을 반영하고,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인사담당자 교육, 성평등 임금·채용 가이드라인도 늘릴 계획이다.

민간뿐 아니라 공공부문의 성평등 제고 계획도 세웠다. 여가부는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성평등 목표를 수립하고, 여가부가 목표 달성을 위한 기관의 '노력도'를 평가하는 총괄·기능을 강화할 예정이다.

여성폭력에 대한 정책 대응력도 제고한다. 범정부 성희롱·성폭력 근절 추진 점검단 운영을 활성화하고,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와 경찰청 등 관계부처 간 기능 연계를 강화한다.

여가부는 불법촬영물 삭제지원을 효율화하기 위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 처리 시스템을 민원시스템을 통한 신청에서 핫라인 구축으로 개편한다.

삭제 지원대상도 불법촬영 및 유포 피해에서 사이버 성적 괴롭힘, 몸캠 피해 등으로 넓힌다.

여성폭력 통합상담소는 20개소에서 30개소로 확대하고, 이주여성에 대한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이주여성상담소를 5개소 신설한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해서는 생활안정지원금을 월 140만4000원으로 5% 인상하고, 간병비(136만원)와 건강치료비(81만9000원)도 각각 21.4%, 5% 상향 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