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팅로 바이오 인공장기 연구”

강현욱 교수/사진=UNIST

“바이오 인공장기는 필요한 만큼 생산할 수 있어 현재 겪는 심각한 장기 부족 사태를 해소할 수 있습니다.”

3D(차원) 바이오프린팅 분야 전문가 강현욱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부 교수의 ‘이 연구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변이다. 강 교수는 3D프린팅 기술로 인공연골·췌장·간 등을 실제와 똑같이 만드는 인공장기 재생기술을 연구한다.

강현욱 교수/사진=UNIST

그는 지난해 사람의 귀를 재건할 수 있는 연골조직 프린팅기술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토끼의 연골세포와 생분해성 플라스틱 등을 섞은 재료(바이오잉크)를 3D프린터에 넣어 귀 모양의 연골을 출력했어요. 귀 연골조직 내부에는 미세통로를 뚫어 영양물질과 산소가 공급되도록 디자인했죠. 생쥐에게 이식한 재생귀 연골조직은 현재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강 교수의 연구는 올해 R&D(연구·개발) 투자 1순위로 꼽힐 정도로 가장 ‘핫’한 분야다. 지난해보다 5.5% 늘어난 3952억원의 정부과제 연구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사회적으로는 안타까운 죽음을 첨단 생명과학기술로 막아야 한다는 절박감도 묻어난다. 지난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윤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의 ‘최근 10년간 한국의 장기이식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장기이식을 기다리다 사망한 환자가 1610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식 평균 대기일수가 3년3개월에 이른다. “우리나라에서 장기이식을 기다리다 죽음을 맞는 환자 수는 하루평균 4명꼴로 바이오장기 기술은 이런 안타까운 죽음을 막을 가장 현실적인 대안입니다.”

이뿐 아니라 한국도 지난해 8월말 기준 고령사회에 공식 진입하면서 인간의 손상된 장기를 대체할 바이오장기 개발에 대한 요구가 더 거세졌다. “고령인구가 늘어감에 따라 심혈관·신경질환, 당뇨병, 골관절염 등 퇴행성질환 및 말기 장기부전 환자의 수도 증가하는 추세죠. 장년층이 경제활동을 더 오래할 수 있고 무엇보다 건강한 삶을 누리도록 하기 위해 바이오인공장기 연구에 큰 관심을 기울일 때입니다.”


현재 바이오 인공장기 개발법은 동물을 이용한 이종장기와 3D 바이오프린팅, 전자기계기술을 통한 ‘전자기기 인공장기’ 등이 있다. 여러 신기술 중 강 교수는 왜 3D프린팅에 초점을 맞췄을까. “전자기기는 임상에 빠르게 적용하기엔 용이하지만 기능의 한계가 명확히 존재하죠. 동물장기를 이용한 방식은 윤리문제 및 면역거부반응에 대한 해결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어요. 이에 반해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은 다른 방식이 내포한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해결방안입니다.”

3D프린팅을 하기 위해서는 점도가 적당하면서 인체에 들어가도 무해한 생체재료 확보부터 안전성·유효성 검증을 위한 임상시험도 필요하다. 하지만 국내에는 아직 이같은 기술 기반이나 제도·시스템 등이 갖춰지지 않았다. 강 교수는 바이오인공장기산업의 성장과 고도화를 위해 오랜 기간 많은 자본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료시장은 승자독식이 가장 빈번히 이뤄지는 분야죠. 3D 바이오프린팅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내 몇몇 벤처기업이 이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글로벌 대기업들을 상대로 경쟁이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해외기업에 종속되지 않도록 보다 적극적인 지원·육성책이 나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