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 장기화… 美경제가 다치기 시작했다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AFPBBNews=뉴스1

연일 역대 최장 기록을 세우고 있는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임시 업무 정지)'이 장기화하면서 미 경제가 직접적인 타격을 입기 시작했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주째를(26일째) 보내고 있는 셧다운으로 인해 매주 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13%포인트 하락하고, 각종 경제지표가 왜곡되거나 발표가 연기되는 등 직간접적 피해가 발생한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이미 셧다운으로 인해 미 GDP 성장률은 0.5%가량 떨어진 셈이다. 게다가 셧다운이 3월까지 이어지면 GDP 하락폭은 1.5%포인트까지 확대된다. 지난해 1분기 성장률이 2.2%인 점을 감안하면, '제로 성장'의 우려까지 나오는 것이다. 앞서 2013년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당시엔 16일간의 셧다운으로 GDP 성장률이 0.3%포인트 감소하기도 했다.

게다가 정부 부처의 업무 마비로 각종 경제지표 발표가 연기되거나 왜곡될 우려가 있다. 미국은 이미 지난주 무역 수지 통계 발표를 미뤘고, 소매 판매 지표 등도 발표가 연기됐다. 이달 말까지 셧다운이 이어지면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 발표도 미뤄진다.

증시와 각종 투자에 영향을 주는 미국 주요 경제 지표들의 발표가 미뤄지면서 시장의 우려도 커질 수밖에 없다. FT는 미 노동통계국(BLS)의 1월 실업률 지표에서 현재 일시 해고 상태에 놓인 연방공무원들이 실업자 통계에 잡히고, 급여 관련 통계도 왜곡 되는 등 영향을 받게 된다고 전했다.

수많은 인력이 임금을 받지 못하면서 소비 심리도 위축되고 있다. 현재 전체 연방 공무원 중 약 40%에 해당하는 80만명이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고, 정부와 계약을 맺은 하청업체 인력까지 합하면 이 인원은 500만명에 달한다. 현재 공무원들은 일용직 알바를 뛰는 등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고, 워싱턴DC 등 주요 도시에서는 공무원들에게 무료로 음식을 제공하는 식당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스콧 베이커 뉴욕대학교 스턴스쿨 교수는 2013년에도 셧다운으로 80만명의 공무원들이 임금을 받지 못하면서 소비자 지출이 10~15% 감소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셧다운으로 올 1월 계획했던 IPO(기업공개)가 미뤄져 기업들이 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경영 위기까지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게다가 월가도 셧다운으로 인한 투자심리 경직으로 올해 들어 부채조달이나 채권 발행 등을 한 건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