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원리금보장상품, 가입자가 종류·비중·위험도 지정

머니투데이

세종=최우영 기자

앞으로 원리금보장상품 퇴직연금에 가입한 직장인이 운용 대상의 종류, 비중, 위험도를 지정하면 매번 운용지시를 하지 않아도 지정한 조건에 맞는 최적의 상품으로 운용할 수 있게 된다. 고용노동부는 이 같은 원리금보장상품 운용지시방법 개선조치를 했다고 21일 밝혔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172조원 중 약 90%는 은행 정기예금 등 원리금보장상품으로 운용 중이다. 가입자 대부분은 사업자가 제시하는 상품목록과 설명 등에 의존하여 운용 지시한 후, 이를 변경하지 않는 등 소극적인 투자행태를 보인다.

특히 운용상품의 만기가 와도 가입자가 금리 비교 등 상품 변경여부에 대한 판단 및 운용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같은 상품으로 단순 재예치 되거나 대기성 자금으로 남게돼 퇴직연금 자산이 더 나은 상품으로 운용되지 못한다.

앞으로는 가입자가 운용상품을 특정해 지정하지 않아도 종류, 비중, 위험도만 지정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XX증권 코리아채권혼합형 1호' 같은 상품을 지정하는 게 아니라, △은행 예·적금 △운용비율 40% △위험도 AA- 이상 등의 조건을 지정하면 사업자가 이에 맞게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식이다.

다만 지정 조건에 따라 다양한 상품으로 운용될 수 있는 점 등을 감안해 퇴직연금 사업자는 가입자에게 적용상품의 범위를 한정해 설명하고 확인을 거쳐야 한다.

적용상품 범위는 특정금전신탁계약 형태로 체결한 자산관리계약에 편입되는 원리금보장상품(은행 및 저축은행 예‧적금 등)으로 한정한다. 사업자는 상품의 종류, 위험도 및 만기 등 '운용지시 항목'을 명시해 가입자로부터 구체적으로 운용지시를 받고, 이 운용지시 방법을 정확히 이해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가입자에게 설명하고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고용부는 이를 통해 사업자가 보다 나은 상품을 탐색해 가입자에게 제공하는 등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책무를 이행토록 하고, 가입자는 매번 운용상품을 지정하지 않더라도 본인이 지정한 운용방법 내 최적의 상품에 운용함으로써 수익률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고용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은 이 방안의 원활한 운영과 정착을 위해 '퇴직연금사업자 성과 및 역량평가'의 평가항목에 반영하는 등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