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의혹 삼성바이오, 첫 법정분쟁서 유리한 교두보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이 지난해 11월14일 오후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심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분식회계(고의적 회계처리 기준 위반)를 이유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행정제재를 받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가 해당 처분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고 법원에 낸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졌다. 삼성바이오 분식회계를 둘러싼 첫 법적 공방에서 삼성바이오가 유리한 고지에 올라선 것이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제3부(부장판사 박성규)는 지난해 11월 하순 삼성바이오가 증선위 등을 상대로 낸 행정처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이날 인용했다. 재판부는 지난해 12월19일 한 차례 양측 주장을 듣기 위한 변론기일을 열고 한 달 이상 심리를 진행한 가운데 삼성바이오 측의 손을 들어줬다.

원칙적으로 가처분 신청의 인용·기각 여부는 본안 소송의 흐름과 별개다. 그러나 "행정처분이 위법하다는 사실이 추후 본안 소송에서 확인될 것이니 지금 효력을 중지해달라"는 소송인 만큼 가처분 신청 심문이지만 사실상 준(準) 본안 재판 변론이라는 평가가 있었다. 이번 삼성바이오의 신청이 받아들여진 것은 그만큼 삼성 측이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현재 삼성바이오를 둘러싼 법적 공방은 행정·형사 양측에서 진행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증선위가 지난해 11월 중순 삼성바이오에 대해 행정처분을 내림과 동시에 분식회계를 이유로 검찰에 고발한 이후 삼성 측에 대한 압수수색 등을 진행해 왔다.

한편 이번 가처분 신청 인용 결정은 어디까지나 삼성바이오에 대한 제재의 효력을 본안소송의 판결이 나올 때까지 정지시키는 데에 그친다. 본안소송으로 넘어가서야 법원이 제대로 증선위 처분의 위법성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