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그녀가 T커머스로" 스타 쇼핑호스트 영입전쟁

SK스토아 하도성의 미인양품 방송장면/사진=SK스토아

지난해말 T커머스 SK스토아는 홈쇼핑 업계를 놀라게했다. 홈쇼핑에서 인지도가 높은 스타 쇼핑호스트 하도성씨를 영입한 것. 하씨는 1999년 데뷔한 이미용품 전문 호스트로 매월 수백억원의 매출을 올렸왔다. 육아휴직 이후 새 둥지를 찾다 SK스토아의 제안을 받고 합류했다. 하씨뿐 아니다. 지난해 T커머스가 취급고 2조원을 넘어서는 등 급성장세를 보이면서 '메이저리그'격인 홈쇼핑을 떠나 T커머스업계로 이적하는 쇼핑호스트와 셀럽(연예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T커머스는 라이브방송인 홈쇼핑과 달리 녹화방송과 데이터방송으로 운영하는 쇼핑채널을 말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T커머스 업계는 기존 TV홈쇼핑에서 활약했던 베테랑 쇼핑호스트를 내세운 고정프로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업계 1위인 K쇼핑이 지난해 11월 선보인 남성고객 대상 프로 ‘두놈(NORM)쇼’의 유근형, 이경우 호스트가 대표적이다. 유근형씨는 롯데홈쇼핑을 거친 17년차 베테랑으로 식품·건강 카테고리를 맡고 있으며 이경우씨 역시 CJ오쇼핑을 거친 18년차로 호스트로 가전·생활 카테고리를 주력으로 한다.


16년차인 전선미 호스트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선美네(이하 선미네)’를 이끌며 맹활약중이고 이소영 호스트는 지난해 12월 론칭한 ‘스타일 잇 수다(STYLE IT SUDA)’에서 방송인 현영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두 사람 모두 홈쇼핑 인기 호스트 출신이다.

K 쇼핑의 간판프로인 선미네와 두놈쇼 /사진=KTH

업계 3위 SK스토아도 적극적이다. 하도성씨외에도 '1세대 쇼핑호스트'로 지명도가 높은 유난희씨와 김상희, 원종명씨 등을 영업한 것. 지난해 4월 합류한 유난희씨의 경우 사회적기업 제품을 소개하는 '유난희의 굿즈'로 T커머스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다. 또 '스타일 라이키' 프로를 진행하는 김상희씨와 원종명 패션에디터도 지명도가 높은 베테랑들이다. 모두 SK스토아가 사업 확대를 위해 야심차게 영입한 이들이다.

2위 신세계TV쇼핑 역시 2017년 10월 명품 전문 쇼호스트 정예선씨를 영입해 'S-STYLE'를 선보인 바 있다. 신세계TV쇼핑 쇼핑호스트 중 60%는 기존 홈쇼핑에서 이적했다.

최근엔 셀럽들이 이적도 이어진다. K쇼핑의 경우 방송인 현영과 가수 강수지 등을, SK스토아는 탤런트 변정수와 서정희 등이 고정출연한다.



이들이 아직 초기단계인 T커머스로 이적하는 것은, T커머스의 높은 성장세와 함께 유리한 인센티브 수익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T커머스 입장에서는 상위 채널 이동만으로는 확보하기 어려운 인지도와 주목도를 높여 홈쇼핑과의 격차를 줄일 수 있다. 다만 일부에서는 라이브 방송인 홈쇼핑과 달리 T커머스는 녹화방송이라는 점에서 쇼핑 호스트들이 초기적응에 애를 먹기도 한다는 후문이다.

한 T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라이브 방송이 아니어서 역동성은 떨어지지만 녹화방송인 만큼 고객들에게 정제된 정보를 줄 수 있어 제품을 상세히 설명할 수 있는 베테랑들을 유치하는 것"이라면서 "시청자들이 친숙한 스타 호스트를 통해 주목도를 높이는 동시에 인지도를 제고하고 매출 성장도 달성할 수 있어 일거양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