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올리고 라인 늘리고…'햇반' 전성시대 이어갈까

즉석밥 시장이 연평균 20% 가까이 성장하며 보편화되고 있는 가운데 시장 1, 2위를 달리고 있는 CJ제일제당과 오뚜기의 전략이 엇갈리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햇반' 라인을 확충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와 함께 가격 인상으로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둔 반면 오뚜기는 '오뚜기밥' 가격 인상을 미루며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19일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즉석밥 시장은 365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6% 증가했다. CJ제일제당이 73%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달리고 있고 오뚜기는 26%로 뒤를 잇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전년대비 점유율을 확대하며 확고한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올 들어 햇반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즉석밥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CJ제일제당은 지난주부터 햇반 가격을 기존 1480원에서 1600원으로 높였다. 원재료인 쌀 가격이 인상되고 각종 비용 증가에 따른 것이란 설명이다.

R&D(연구개발) 및 신규 설비 투자는 확대한다. 지난해 진천식품생산기지를 가동하며 햇반 3개 라인을 확대한데 이어 올해도 3개 라인을 추가로 가동할 계획이다. 햇반 포장재 등을 생산하는 계열사 원지의 설비를 확대하기 위한 투자도 나섰다. CJ제일제당은 최근 원지 유상증자에 참여해 360억원을 출자키로 했다.

CJ제일제당은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점유율을 공고히 하는 한편 소비자 수요에 맞는 다양한 즉석밥 개발을 이어갈 방침이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오곡밥, 현미밥, 슈퍼곡물밥, 매일잡곡밥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즉석밥을 출시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가격인상에 따라 매출 확대 및 수익성 개선 효과가 나타날 전망이다.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햇반 가격 인상으로 관련 매출은 260억원 증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추정된다. 즉석밥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점과 신설 라인 가동이 안정화되는 점 등을 감안하면 매출 증가 폭은 더 커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반면 경쟁 제품과의 가격 차이가 커지면서 점유율 확대 추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오뚜기 등 후발주자들이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시장 확대에 나설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오뚜기는 아직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오뚜기는 앞서 2017년 말 오뚜기밥 가격을 평균 9% 인상한 이후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오뚜기밥 210g 기준 소비자가격은 1490원이다. 대형마트 등에서 할인 기준으로 판매되는 가격은 800원 선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원재료인 쌀 가격이 지난해 크게 오르면서 원가 부담이 생겼지만 당분간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