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밍족 모셔라"…백화점에 불어오는 '男風'

머니투데이

박진영 기자

백화점업계에 '남풍'(男風)이 불고 있다. 패션과 뷰티 등 '멋'에 관심을 갖고 자신의 만족감을 위해 통크게 지갑을 여는 남성 고객들이 늘며 관련 브랜드는 물론 각종 콘텐츠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올 봄맞이 매장(MD·상품기획) 개편에 명품, 컨템포러리 등의 남성 인기 브랜드를 대폭 강화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달 초 문을 연 '구찌 맨즈'는 오는 28일부터 추가 공사를 거쳐 4월 말 영업면적 290㎡(88평) 규모로 그랜드 오픈 할 예정이다. 내달 29일에는 부산 본점 에비뉴엘에 280㎡(85평) 규모 '루이비통 맨즈'도 지방 최초로 오픈한다. 취미활동을 즐기는 남성들을 노려 지하 1층에 '건담 베이스' 매장도 오픈할 예정이다.

최신 트렌드를 발빠르게 반영하는 '컨템포러리' 브랜드도 대폭 강화했다. 남성 상품군을 특화한 '시스템 옴므' '띠어리 맨' '클럽모나코맨'을 강남점에 오픈했고 '지스타로우'를 잠실점에, '닐 바렛'을 본점에 각각 오는 3월과 4월 중 오픈할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도 남성고객 잡기에 적극성을 보인다. 신세계백화점 남성 고객 매출 비중은 2016년 30.8%, 2017년 31%에서 2018년 32.9%로 해마다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6월과 7월 본점 남성전문관 내 구찌 맨즈와 디올 옴므를 발빠르게 선보여 호응을 얻었다.

또 지난달 핸드메이드 남성용 쥬얼리 브랜드로 유명한 '스쿠도'를 강남점 6층 멘즈라이브러리에 입점시켰고 최근 54개 사이즈로 판매하는 남성 프리미엄 맞춤 셔츠 브랜드 '카미치에'를 자체 브랜드(PB)로 론칭하는 등 다변화하는 남성고객 취향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 구찌맨즈 매장 /사진제공=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도 자사 현대백화점카드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체 매출에서 남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6년 29.5%, 2017년 30.2%, 2018년 30.9%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30~40대 남성 타깃 편집숍인 '무이웨이브', 20~30대 남성 고객을 주층으로한 스트리트패션 수입 편집숍 '에크루플러스' 등을 지난해 도입해 목표치를 뛰어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지난해 남성 명품 카테고리 신장률이 30%를 웃돌았다. 이에 봄맞이 MD 개편의 방향을 크게 '럭셔리 스트리트'와 '럭셔리 옴므'로 잡고 콘텐츠를 보강한다. 명품관 프리미엄 편집매장 'G494+ 옴므'에서 미국 스트리트 브랜드 '리나운드'(RENOW NED)와 국내 유명 래퍼인 '도끼'와의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한정 수량 단독 판매하고, '디올 옴므'의 팝업스토어를 오는 3월 오픈한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패션, 뷰티에 관심이 많은 남성 고객들이 늘며 다변화된 취향과 수요를 잡기 위해 명품 패션, 액세서리, 쥬얼리 등 각종 남성 콘텐츠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며 "향후 자신의 만족감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남성 고객의 영향력은 지속적으로 늘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