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완전 자율복장 첫날…"칼정장 벗고 청바지로"

머니투데이

이건희 기자

현대자동차가 매주 금요일에만 진행하던 '자율복 근무제'를 4일 오전부터 전면 도입한 가운데 현대자동차 양재동 본사에서 직원들이 지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현대자동차가 '칼정장'을 벗고 '청바지'를 입었다. 사내 완전 자율복장 제도를 4일부터 전면 도입하면서다.

이날 오전 7시50분쯤 서울 양재동 현대차 (249,500원 ▼500 -0.20%) 본사 인근 출근길은 분주했다. 제때 출근하려는 발걸음은 바빴지만 옷차림은 이전과 달라진 모습이었다.

본사 로비에서 청바지, 치마, 운동화 등 편안한 옷차림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물론 정장 등 단정한 옷차림도 있었다. 그러나 이전에 검은색 칼정장 중심에선 벗어나 비즈니스 캐주얼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운동화를 신고 본사로 출근한 한 직원은 "지난주만 해도 칼정장이 많았다"며 "심지어 자율복장을 시범적으로 도입한 금요일에도 정장이 적잖았는데 오늘은 달라진 모습"이라고 말했다.

청바지를 입은 한 남성 직원은 자신의 부서가 자율복장 시범부서라고 소개했다. 그는 "완전 자율복장 이전부터 청바지를 입어왔다"며 "오늘부터 제도 전면 도입인 걸 알고 있었고, 그에 대한 위화감도 없다"고 설명했다. 매일 로비를 지켜보는 안내 관계자도 "이전보단 직원들의 옷차림이 청바지 등으로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일부 직원은 오랜 기간 입었던 정장을 벗는 게 어색하다고 했다. 한 직원은 "이전엔 정장을 교복처럼 입었는데, 이제는 뭘 입을지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회사 차원으로 자율복장을 장려하는 분위기도 나타났다. 현대차는 내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자율복장 관련 질의응답을 받는 타운홀미팅도 준비했다. 현대차와 같은 건물에 위치한 기아차는 '자유로운 복장으로 새로운 경험을'이라는 문구를 새긴 입간판을 세웠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이 같은 변화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물이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 "4차 산업혁명 등으로 기존과 확연히 다른 새로운 '게임의 룰'이 형성되고 있다"며 "그런 만큼 조직의 일하는 방식에서도 변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중 하나로 도입된 것이 전국 전사 임직원 대상 근무 복장 완전 자율화다. 이 밖에도 연 2회 실시하던 신입사원 공채를 없애고 상시공채를 전환하는 등 변화가 계속되고 있다. 양재동 본사의 경우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로 정해진 점심시간을 11시30분에서 1시에서 자율화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정의선 시대를 맞아 변화가 계속되고 있다"며 "한동안 현대차의 관행 파괴 행보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