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에도… 애플, 공급사 中기업 비중 늘었다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AFPBBNews=뉴스1

지난해 미국과 중국이 상대국 생산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무역전쟁을 벌이는 중에, 애플의 주요 부품공급사 중 중국기업의 비중은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이 중국산 스마트폰에 관세를 부과하면 애플은 스마트폰을 중국 밖에서 만들어야 이를 면할 수 있다.

19일 일본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지난주 애플이 공개한 '2018년 상위 200개 공급업체 목록'을 분석한 결과, 중국기업이 비중 20%를 처음으로 넘어 2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애플이 공개한 목록에는 200개 업체의 이름과 각 업체의 공장들 총 800여곳이 공개돼 있다.

중국은 1년 전보다 5개 늘어난 41개 업체가 목록에 올랐으며, 이와 반대로 1위 대만은 5개가 줄어든 46개 기업이었다.

중국업체가 늘어난 가장 큰 이유로는 비용이 꼽힌다. 앞서 지난해 8월 해외 IT 전문지들은 애플이 비용 절감을 위해 대만기업이 하던 배터리 모듈 생산을 중국기업에 맡긴다는 보도를 한 적이 있는데, 당시 기사에 언급된 더사이, 순워다는 각각 2곳의 공장이 이번에 처음 목록에 들어갔다. 중국 링이 아이테크는 인수한 핀란드기업 살콤(Salcomp)을 통해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애플이 공개한 '2018년 주요 공급사 200개 목록' 첫 페이지

시티그룹 증권 코타 에자와 애널리스트는 닛케이에 "스마트폰의 혁신 속도가 무뎌지면서 비용 면에서 강점 있는 중국기업이 (애플의 공급사로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치우 시판 대만경제연구원 애널리스트는 "중국기업들이 현지 외국기업들로부터 기술, 생산관리 노하우를 배워 빠르게 성장했다"며 기술력도 높다고 설명했다.

업체의 국적과 별개로 공장 위치로만 봤을 때는 총 380개 공장이 중국에 있어 절반에 가까웠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이후 애플을 향해 "관세를 피하는 쉬운 길은 중국이 아닌 미국에서 생산하는 것"이라고 하는 등 자국기업의 미국 내 공장 이전을 압박해왔다. 이에 대해 애플은 지난해 미국 내 투자로 3500억달러(약 400조원) 수준의 경제 효과를 만들겠다고 하며 대통령 달래기에 나섰다.

다만 중국산 아이폰에 대한 관세가 현실화할 경우에도 공장을 미국으로 옮길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지난 1월 뉴욕타임스는 애플 임원을 인용해 인도와 베트남이 대안이 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이번 애플의 공급사 목록에는 베트남 내 공장이 20곳, 인도 내 공장은 9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