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 만취난동 日공무원, 4달 전엔 멀쩡했는데..."

일본 후생노동성. /사진=뉴스1

"점잖고 과도할 정도로 예의를 갖추던 사람이라 이런 사고를 칠 거라는 예상은 전혀 못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다케다 코스케 전 후생노동성 임금과장(47)을 만났던 최저임금위원회 관계자들은 그를 예의 바르고 점잖은 사람으로 기억했다. 다케다 전 과장은 지난 19일 오전 김포공항 국제선게이트에서 만취 상태로 항공사 직원 2명을 폭행한 뒤 한국 경찰에 체포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해 11월 27~30일 꾸려 업종별·지역별 최저임금 차등적용을 실시중인 일본에 출장단을 보냈다. 이때 일본 정보의 최저임금 정책을 설명하기 위해 후생노동성에서 한국 출장단을 맞이한 사람이 다케다 전 과장이다.

출장단은 11월 28일 후생노동성에서 다케다 전 과장과 마쓰모토 아쓰토 임금과장 보좌를 만나 일본의 최저임금제도 및 동향에 대한 발표를 들었다. 이후 업종별 차등적용 현황에 대한 질의응답까지 6시간 가량을 함께 보냈다.

일본 대사관 출신의 한 공무원은 "일본 중앙 정부의 과장은 우리나라로 치면 거의 국장급 고위공무원인 셈"이라며 "보좌역이 따로 배정될 정도"라고 전했다.


후생노동성에서 다케다 전 과장을 만난 최저임금위원회 관계자는 "전문성을 갖추고 일본의 최저임금 제도에 대해 성실하게 설명하는 모습이었다"며 "이후 질의응답 및 자유로운 분위기의 논의 시간에도 발언할 때마다 두 손을 모으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등 지나칠 정도로 예의를 갖춰 한국에서 간 분들이 부담스러워할 정도였다"고 전했다.

최저임금위원회 출장단은 이튿날인 11월 29일 야마나시현을 찾아 야마나시노동국과 야마나시지방 최저임금심의회를 찾았다. 이 날도 다케다 전 과장이 동행했다. 비록 한국 출장단이 지역의 최저임금제도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일정을 잡았지만, 중간에 중앙정부의 정책에 대한 질문이 나올까봐 따로 출장을 온 것이다. 당시에도 한국 출장단의 질문에 성실하게 답변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루 6시간씩 총 12시간의 회의를 진행하면서도 다케다 전 과장은 최저임금위원회 출장단과 사적인 대화는 나누지 않았다. 최임위 관계자는 "모든 대화는 통역을 통해 한국어와 일본어로만 진행했다"며 "그 분이 김포공항에서는 영어로 혐한 발언을 하고 분노 표현을 했다는데, 영어를 할 줄 아는 분인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똑똑하고 성실하고, 괜찮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렇게 주폭행위를 할줄 몰랐다"고 말했다.

한편 다케다 전 과장은 지난 19일 주취 폭력을 행사한 혐의와 함께 "한국이 싫다"는 등 혐오발언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후생노동성은 지난 20일 다케다 전 과장을 대기발령한 뒤 사실 확인을 위해 소속 직원을 한국에 파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