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텝꼬인 '블랙리스트 윗선수사' 재정비…신미숙 소환조율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문건'으로 수사를 받아 온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26일 새벽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를 빠져나오고 있다. 서울동부지법 박정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6일 "객관적인 물증이 다수 확보돼 있고 피의자가 이미 퇴직함으로써 관련자들과 접촉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증거 인멸이나 도주 우려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김 전 장관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2019.3.26/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검찰이 '윗선' 수사를 위한 전열정비에 들어갔다. 첫 단추는 신미숙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52) 소환이 될 전망이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주진우)는 청와대 인사수석실에서 환경부 인사 업무 등을 담당하는 신 비서관 측과 소환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신 비서관이 환경부 산하기관 인사에 결정권을 가지고, 공모 절차에 부당하게 개입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당초 신 비서관의 소환 시기는 이달 말에서 늦어도 4월 초로 점쳐졌지만 김 전 장관 구속영장 기각으로 스텝이 꼬였다. 서울동부지법 박정길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이례적으로 구속영장 청구 기각 사유를 설명하면서 "(김 전 장관 혐의를 두고) 법적으로 다퉈 볼 여지가 있다"고 봤기 때문에 신 비서관 소환시 신분이나 질문 적절성 등을 다시 따져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소환이 늦게는 4월 중순까지 연기될 수 있는 이유다.

검찰 관계자는 신 비서관 소환시 신분이나 일정에 대해 "정해진 바 없다"고 말을 아꼈다. 검찰은 '환경부 블랙리스트' 수사가 김 전 장관 신병확보에 실패해 차질을 빚으면서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과 자유한국당이 제기한 여타 의혹에 대해서도 폭넓게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정길 부장판사는 김 전 장관 영장을 기각하며 일괄사직서 요구와 표적감사 혐의에 대해 최순실 국정농단 당시 대통령에 대한 탄핵으로 방만한 운영과 기강 해이가 문제 됐던 사정과 복무감사 결과 비위 사실이 드러난 점 등을 들어 위법성 자체에 의문을 제기했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은 지난해 12월 김 전 수사관이 입을 열면서 불거졌다. 김 전 수사관은 민간인사찰 의혹 등을 폭로하면서 "이인걸 전 특감반장에게 환경부 (블랙리스트) 문건을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수사관은 이외에도 기자회견 등을 통해 Δ청와대 민정수석실 직원들의 출장비 횡령에 관련한 국고손실 혐의 Δ흑산도 공항건설 추진 반대 민간위원 명단 불법수집 등 비위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전 수사관은 이와 관련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과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및 이인걸 전 특감반장을 검찰에 추가 고발하는 등 관련인사를 고소·고발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해 12월27일 김 전 장관, 박천규 환경부 차관, 주대형 감사관, 김지연 운영지원과장, 이인걸 전 특감반장 등 5명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관계자들에 대해 피고발인 및 참고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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