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 넘은 마켓컬리, 약 1000억원 투자 유치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새벽 배송 시장'의 문을 연 마켓컬리가 추가 자금 유치로 한숨 돌렸다. 그러나 최근 신세계와 롯데 등 전통적인 유통 대기업까지 새벽 배송 시장에 가세하고 있어 험로가 예상된다.

마켓컬리의 운영사 컬리는 약 1000억원 규모의 시리즈 D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시리즈 D에는 기존 투자처인 국내·외 투자사가 재참여했다. 투자 유치한 자금은 빠르게 확장된 규모에 걸맞는 서비스 강화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물류 시스템 고도화 및 생산자들과 긴밀한 협업을 위한 공급망 관리, 안정적 운영을 위한 인력 확충에 활용해 새벽배송 시장 선두 입지를 견고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2015년 5월 서비스를 론칭한 마켓컬리는 당일 수확한 채소, 과일 등 신선식품을 밤 11시까지 주문하면 아침 7시 이전에 배송을 완료하는 '샛별배송' 서비스로 성장했다. 특히 국내 유일 상품 입고부터 배송까지 유통 전 과정을 일정 온도로 유지하는 '풀콜드체인(Full Cold-Chain)'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세콰이어캐피탈차이나의 투자담당 심사역 티안티안 허는 이번 투자에 대해 "마켓컬리는 빠르게 성장하는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에서 선두주자로 그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고 있다"라며 "김슬아 대표의 비전과 열정, 실행력에 깊은 인상을 받아 시리즈 D 투자에 재참여했으며, 향후 지속적으로 컬리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켓컬리의 지난해 매출액은 1570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3배 이상 성장했다. 또 2019년 1월 월매출 300억원을 돌파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외형이 커지면서 실적도 악화되고 있다 . 마켓컬리의 영업손실은 2015년 54억원에서 2016년 88억원, 2017년 124억원을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물류 기반 서비스는 규모의 경제에 도달하기 전까지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새벽 배송의 경우는 더 그렇다"며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 자금을 등에 업은 대형 유통업체들의 공세는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