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만명 감소한 고졸 채용 볕드나…삼성, 고졸자 대거 뽑는다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지난해 10월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단대부고에 GSAT를 보기 위해 수험생들이 교문을 통과하고 있다./사진=이정혁 기자

삼성이 올 상반기 대규모 고졸자 채용에 나선다. 삼성전자서비스를 시작으로 삼성메디슨, 에스원 (62,000원 ▼400 -0.64%)도 올해 첫 '고졸 공채'(5급)를 실시하자 얼어붙은 취업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삼성전자 (76,800원 ▲500 +0.66%)는 전국 사업장별로 특성화고 재학생을 별도로 채용하는 등 고졸 취업 활성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해 고졸 취업자 수가 16만 명 이상 줄어드는 등 역대 최악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삼성의 잇따른 고졸 채용은 다른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서비스가 지난달 중순 고졸 공채를 실시한 이후 같은 삼성전자 자회사인 삼성메디슨도 현재 5급 공채를 진행 중이다. 채용 규모는 수십여 명 수준으로 전해졌다.

삼성메디슨은 강원도 홍천(초음파 진단기기)과 경북 구미(프로브 제조) 생산라인에서 근무할 인력을 뽑는다. 5급임에도 초대졸과 4년제 출신까지 몰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

직무적합성평가에다 인적성직무능력검사도 치르는 등 채용 과정 전반은 삼성전자와 비슷하다. 특히 삼성메디슨의 초봉은 3000만원대로 처우가 나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재계 관계자는 "삼성메디슨은 3년 연속 5급 공채를 실시하고 있다"며 "서비스계열인 에스원까지 더할 경우 적지 않은 규모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기흥·화성·평택·온양·구미 등 전국 사업장에서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졸업 예정자를 대상으로 설비엔지니어직 등을 수시 충원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구미2공장(제조직·기술직)만 고졸 채용을 실시했다.

삼성전자 5급은 3급(대졸)과 마찬가지로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격 여부에 따라 해당 고교의 취업률이 갈리기 때문에 만큼 취업담당 교사들이 총력전을 펼친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학력 기준으로 고졸 고용률은 0.7%포인트나 하락해 가장 심각한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이 기간 고졸 취업자 수는 16만7000명이나 줄어 2010년 이후 처음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의 상반기 고졸 채용은 가뭄에 단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채용 이후 고졸 공채 추가 확대 여부와 그 규모에 재계는 촉각을 세우는 분위기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삼성이 고졸 취업 활성화에 동참한 이상 다른 기업도 이를 따를수 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취업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는 고졸 채용의 사정이 다소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