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녹지병원 활용방안 모색…공공병원 전환도 고민"

녹지국제병원. /사진=뉴스1

제주도가 개설허가가 취소된 녹지국제병원(이하 녹지병원)의 부지와 건물 활용방안 마련에 나섰다. 일부 시민단체가 요구하는 공공병원 전환도 함께 검토한다는 입장이어서 실제 추진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제주도 관계자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녹지병원 개설허가 취소에 따라 서귀포 내 헬스케어타운의 기능을 정상화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제주도는 지난 17일 녹지병원 측이 정당한 사유 없이 병원 개원을 하지 않았다며 개설허가 취소 결정을 내렸다. 제주도는 녹지병원이 현행 의료법이 정한 개원 기한(3월4일)을 지키지 않자 지난달 26일 청문을 실시하는 등 허가취소 절차를 밟았다. 현행 의료법상 개설허가를 받은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정당한 사유 없이 업무를 시작하지 않으면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

청문 과정에서 녹지병원 측은 “내국인 진료를 제한한 조건부 허가 불복 소송을 제기한 상태”라며 주장했지만 청문주재자인 오영재 변호사는 “3개월 내 개원 준비를 하지 못할 만큼의 중대한 사유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녹지병원 개설허가 취소 결정이 내려졌지만, 해당 부지와 건물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남았다”며 “공공병원 전환을 포함해 다양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그동안 일부 시민단체와 제주도민들은 "녹지병원을 공공병원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제주영리병원 철회 및 의료민영화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 역시 지난 1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허가 취소된 녹지병원은 공공병원으로 전환해 제주도민의 건강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녹지병원이 있는 서귀포는 출산 가능한 산부인과조차 없는 의료 불모지"라며 "당장 재정적인 문제가 있을 수는 있지만 공공병원으로 전환 때 도민들이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더 많다"고 강조했다.

제주도는 공공병원 전환도 검토 중이지만 도의 의지만으로는 추진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공공병원 전환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며 "녹지측이 투자한 금액과 손해배상액 등을 고려하면 도 재정만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긴 힘들다. 보건복지부, 청와대 등 정부와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역시 지난 17일 유튜브 개인방송 '원더풀TV'를 통해 "녹지병원을 불허하면 800억원의 손해배상을 제주도가 전액 부담해야 했고, 시설 인수 역시 제주 단독으로는 어림없었다"며 "제주도와 JDC, 녹지 측, 정부가 모두 머리를 맞대 최선 아니면 차선, 차악이라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4자간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