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 "자신감의 근거는?"…'기자 논란' 부른 질문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2년 특집 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 시작 전 사회자와 대화하고 있다./사진제공=청와대

송현정 KBS 기자가 도마 위에 올랐다. 9일 오후 열린 KBS '문재인 정부 2년 특집 대담-대통령에게 묻는다'의 사회를 맡은 송 기자의 태도가 무례했고, 질문의 내용도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누리꾼들은 이에 대해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회자의 전반적인 언행이 바람직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는 반면, 한편에서는 '기자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질문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논란이 격화되면서 불똥은 청와대 홈페이지로 튀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대통령의 대담은 검증된 실력을 가진 대담자와 진행하도록 해달라'는 글이 올라왔고, 이에 동의한 인원은 10일 오후 3시 기준으로 1만7000명을 넘어섰다.

2018년 1월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이 질문을 하기 위해 대통령을 향해 손을 들고 있다./사진=뉴스1

◇"비판적인 기사에 안 좋은 댓글, 편하게 기사 쓰려면…" 기자들의 말말말
대통령과의 질의응답 자리에서 논란이 발생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청와대 기자회견에서 불거진 기자의 발언이나 태도 논란은 이전에도 있었다.

문 대통령은 2018년 1월 청와대 영빈관에서 내외신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신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 이후 두 번째로 마련한 기자회견이었다.

이 자리에서 박정엽 조선경제 기자는 '악플러'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최근 대통령이나 정부 정책에 대해서 비판적인 기사를 쓰면 안 좋은 댓글들이 달리는 경우가 많다"며 "대통령께서 그런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박 기자는 "그래야 편하게 기사를 쓸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에서 저보다 많은 악플이나 문자를 통한 비난을 당한 정치인이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기자분께서도 그런 부분에 대해 담담하게 생각하시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해 일동의 웃음을 자아냈다.

기자회견 이후 박 기자의 이같은 질문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국정 현안을 물어봐야 하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개인적인 하소연을 했다는 것이 비판의 주요 내용이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전 최고위원은 "국민들이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는 시대다. 시대가 바뀌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 기자는 기사를 통해 "많은 이들이 과격한 지지자들의 악성 댓글을 문 대통령이 강조하는 소통과 자유 토론을 막는 방해물일 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 문재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에 입장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자신감은 근거는?" 또다시 제기된 '태도 논란'
올해 1월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기자의 태도 논란이 일었다. 김예령 경기방송 기자는 "현 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고 변화를 갖지 않으려는 이유를 알고 싶다.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건지, 근거는 무엇인지 단도직입적으로 묻는다"고 질문했다.

김 기자의 질문에 문 대통령은 "오늘 제가 모두기자회견 30분 내내 말씀드린 내용이었다"며 "또 새로운 답이 필요할 것 같지는 않다"고 답변을 갈음했다.

이 역시 온라인상에서 뜨거운 감자가 됐다. 김 기자의 질의 태도가 공격적이었고, 예의가 부족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김 기자가 자신의 소속과 이름을 밝히지 않고, 질문을 던진 것도 부적절했다는 말이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김 기자는 "이름과 소속을 안 밝힌 건 제 실수였다"며 "굉장히 민주화됐다는 사회에서 이렇게 이슈가 됐다는 것에 자신도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손석희 JTBC 앵커는 뉴스룸에서 "지난 정부에서 봤지만, 대통령 앞에서 다소곳이 손 모으고 있었던 것과 비교하자면 권위주의 정부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장면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앞서 2주년 대담의 사회를 맡은 송현정 기자는 대통령의 답변을 끊고 기습 질문을 던지는 등의 행동으로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송 기자는 "청와대가 주도해 야당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정국을 끌어가고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자유한국당에서 대통령께 '독재자'라고 얘기하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반박하며 "(한국당이) '좌파 독재'로 규정 짓고 투쟁하는 걸 보면 참 뭐라 말할지 모르겠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