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대미 무역흑자 64억달러…'환율관찰국' 다시 아슬

올해 1분기 미국의 대한국 무역수지 적자(한국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 추이. /자료=미국 통계국

미국 통계국 기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가 159억달러 규모(이하 미국 통계기준)로 집계됐다.

지난해 대미 무역흑자 규모를 179억달러로 줄이면서 환율보고서상 관찰대상국 지정 부담을 던지 반년도 안 돼 관찰대상국 지정 요건을 채울 가능성이 생겼다.


15일 미국 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95억8000만달러 규모였다. 올해 1분기 흑자규모는 63억8000만달러로 3분기 동안 총 158억9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미 재무부 환율보고서는 △현저한 대미 무역수지 흑자(200억달러 초과) △상당한 경상수지 흑자(GDP 대비 3% 초과) △환율시장의 한 방향 개입 여부(GDP 대비 순매수 비중 2% 초과) 등 3가지 기준에 따라 심층분석대상국(환율조작국), 관찰대상국 등으로 분류한다. 환율조작국에 지정되면 미국 조달시장 참여 금지 등 제재를 받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대미 무역흑자 규모가 160억달러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관찰대상국 지정 기준선까지 40억달러 정도 여유가 있는 셈이다.


환율보고서는 매년 4·10월 발표되는데 올해 4월 보고서는 아직 발표 전이다. 하지만 지난해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 규모가 179억달러로 기준선을 밑돌면서 등 관찰대상국 지정 위험은 줄어든 상태다. 현재는 경상수지 흑자 비율 1가지 요건에만 해당되는 상황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9일(현지시각)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미 재무부가 이달 중 보고서를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는 한국이 환율보고서상 관찰대상국 명단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하지만 10월 환율보고서상 분석대상 기간인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대미 무역흑자가 올해 1분기 현재 160억달러 규모로 집계되면서 관찰대상국 지정 부담은 다시 늘어난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최근 대미 수출은 6개월 연속 증가세다. 국내 완성차 업체가 미국 현지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종을 선보이면서 수출이 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미국 경기가 호조를 보이면서 해당 지역으로 수출이 잘 되고 있는 편이다. 새로운 SUV 차종을 출시한 효과에 더해 전기차 수요도 늘었다"며 "작년까지 자동차 수출 상황이 안 좋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 5세대 이동통신기술(5G) 등 미국 기업 투자수요가 늘면서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등 수출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2분기 대미 무역흑자는 46억3000만달러 규모다. 올해 2분기 작년만큼의 무역흑자를 내는 경우 10월 환율보고서상 대미 무역흑자는 200억달러를 넘게 된다. 수출 증가는 더없이 반길 일이지만, 환율보고서를 생각하면 마음이 편할 수만은 없다.

관건은 미국산 에너지 수입이 얼마나 늘어나느냐다. 한은 관계자는 "대미 수출이 늘어나는 반면 수입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이란 제재가 예고되면서 원유수입 라인을 다변화해왔고 미국산 원유, 가스 수입이 늘어나고 있다. 아직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