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수의 알뜰한(?) 선물 챙기기…한우세트·책값 대납 요구도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동부지법으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55·구속)이 검찰 조사 결과 부시장 재직 시절에도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13일 검찰로부터 제출받은 공소장에 따르면 유 전 부시장은 현직 부시장 시절에도 책값이나 추석 선물 등을 명목으로 금품을 받았다. 유 전부시장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1월까지 부산시 경제부시장을 지냈다.


유 전부시장은 지난해 9월 기업 관계자에게 "내가 지정하는 사람들에게 내 명의로 추석 선물을 보내달라"고 요구해 38만원 상당 한우세트 3개 값인 114만원을 대납하게 하는 방식으로 재산상 이익을 얻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같은 해 11월에는 "출판사를 통해 내가 쓴 책을 사서 나에게 보내달라"며 책 100권 합계 198만원 상당을 대신 납부하게 한 혐의도 받는다.

유 전 부시장은 2차례에 걸쳐 1회에 각 100만원이 넘는 금품을 수수와 함께 1년 동안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제공받아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일명 김영란법)가 적용됐다.


앞서 유 전부시장은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재직 시절 기업관계자 4명으로부터 총 4950만원 상당 금품과 편의를 제공받은 혐의(뇌물수수 및 수뢰 후 부정처사 등)로 지난 13일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유 전 부시장이 △초호화 골프텔 무상사용 △고가 골프채 △항공권 구매비용 △오피스텔 사용대금 △책 구매대금 △선물비용 △동생 취업 △아들 인턴쉽 △부동산 구입자금 무이자 차용과 채무면제 등 금전적 이득을 봤다고 판단했다. 또 금품 수수대가로 금융위 주관 표창장을 부정 수여하는 등 부정행위가 있었다고 봤다.

검찰 측은 "금품 등 제공자 4명은 유 전 부시장과 직무관련성이 매우 높은 금융 업계 관계자"라며 "모두 유 전부시장의 요구에 따라 장기간, 지속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금품과 이익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 전부시장의) 비리 혐의 중 상당 부분은 대통령비서실 특별감찰반 감찰 과정에서 이미 확인됐거나 확인이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유 전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감찰이 부당하게 무마됐음에 무게를 둔 발언이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전날 서면브리핑에서 "(검찰 발표 내용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문장"이라며 반박했다.

윤 수석은 "비리 혐의 중 상당 부분이 확인됐다는 뜻인지 아니면 일부분이 확인됐고 상당 부분 확인이 가능했다는 뜻인지 알 수 없다"며 "검찰 발표는 최종 수사 결과가 아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