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부수입 '9억원'…동남아 거부의 남다른 취미생활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악어. /사진=픽사베이

'필리핀의 이케아'로 알려진 사업가가 부가 사업으로 악어농장을 운영해와 눈길을 끈다. 그는 악어농장으로만 연간 최대 약 9억원에 이르는 돈을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23일(현지시간) 미 블룸버그통신은 악어 2만3000마리를 키우는 필리핀 사업가 윌리엄 벨로의 사연을 소개했다.

벨로는 '필리핀의 이케아'로 불리는 주택용품업체 윌콘디포의 대표다. 윌콘디포는 배관 기구부터 수도꼭지까지 온갖 생활용품을 파는 곳으로, 주 소비층은 중·상류층 주택 보유자다. 올해 상반기 매출만 118억페소(약 2700억원)에 달하는 이곳은 올해 들어 주가가 42% 뛸 정도로 큰 주목을 받았다. 벨로 및 그의 친척 일가가 보유한 윌콘디포의 지분은 전체 주식의 3분의 2를 넘는데, 시가총액이 730억페소(약 1조6700억원)임을 고려할 때 이들의 순자산만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사업체뿐만이 아니다. 벨로는 취미인 악어농장 운영으로도 짭짤한 부수입을 벌어들이고 있다. 두 개의 악어농장을 지닌 벨로는 개당 200~250달러(23만원~29만원)의 악어가죽을 한 해 2~3000개씩 팔아오고 있다. 연간 수입이 4억6000만원~8억7000만원에 달한다. 벨로는 이 농장에서 악어 외에 닭 80만마리, 돼지 5000마리도 키우고 있다.

벨로가 악어를 키우게 된 계기는 1989년 주말 달걀 농장을 운영하면서다. 더는 알을 낳지 못하는 닭을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하던 중 호랑이 먹이로 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1990년대 중반부터는 호랑이 대신 악어를 키우게 됐다. 3년 동안 1200마리의 악어를 사들인 그는 필리핀 팔라완의 한 악어 보존 농장이 지분 일부를 판다는 소식을 듣고 사들여 주주가 됐다.

악어가죽은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등 럭셔리 브랜드 제품에 주로 쓰이고, 고기는 헝가리 소시지 등 다양한 요리 제품에 쓰인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소비자들의 명품 수요가 약해지면서 악어 가죽 가격도 떨어졌다"며 "이들은 고가 가방 등의 세계 수요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벨로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러나 사육자가 없어서 이를 대규모 산업으로 키우기는 어렵다"라며 "시장이 크는 데 한계가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