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융주 좋다는데…어떻게 투자할까

미국 금융기업들의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은행들의 투자를 제한했던 규제가 완화되고 중국 금융시장이 개방된 덕을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 같은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국내 투자자들도 미국 금융주들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국 뉴욕증시에서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금융 지수는 510.23으로 마감했다. 지난해 1월 7일 403.47에서 무려 26.5% 오른 수치다. '볼커 룰'(Volcker rule)을 완화한다는 발표가 나온 지난해 8월 이후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역사적으로 금융 규제가 사라지면 금융기업들이 강세를 보여왔다.


볼커 룰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10년부터 시행된 은행 부실 방지 정책이다. 은행이 고수익을 얻기 위해 위험성이 높은 파생상품 등에 투자하는 자기자본 거래를 금지한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에서는 이 같은 자기자본 거래를 일부 허용하기로 했다. 올해 1월 1일부터 정식 발효됐다.

이와 관련,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융주가 S&P500 지수를 아웃퍼폼하는 것은 물론 시장의 주도주로 부상하고 있다"며 "이런 변화의 중심에는 볼커 룰 완화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재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금융 규제 완화 카드를 추가로 꺼내들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기에 더해 올해 들어 45조달러(약 5경240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중국 금융시장이 개방되면서 미국 금융기업들이 수혜를 볼 전망이다. 골드만삭스, JP모간 등 대형 금융사들이 중국 금융사와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게 되면서 매출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2030년에 글로벌 금융사들이 중국 유가증권 부문 등에서 연간 90억달러(약 10조5000억원)의 이익을 얻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호재들이 존재하는 덕에 당분간 미국 금융기업들 주가의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금융기업들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만큼 특정 종목에 집중 투자하기보다는 다양한 금융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ETF(상장지수펀드)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미국 금융기업들에 투자하는 대표적인 ETF는 '파이낸셜 셀렉트 섹터 SPDR 펀드'(Financial Select Sector SPDR Fund)다. 버크셔 해서웨이, JP모간,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을 담고 있다. 이 펀드는 지난 1년간 26.5%의 수익률을 냈다. 이 밖에 '뱅가드 파이낸셜 ETF'(Vanguard Financials ETF), '아이쉐어 미국 파이낸셜 ETF'(iShares U.S. Financials ETF)도 같은 기간 각각 27.1%, 25.1%의 수익률을 보였다.

미국 ETF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 어렵다면 해외 금융기업에 투자하는 국내 펀드상품도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모건스탠리 등 투자은행의 비중이 높은 '한국투자월스트리트투자은행증권투자신탁 1(주식)(A-e)'는 지난 1년간 28%가 넘는 수익률을 냈다. '피델리티글로벌금융주증권자투자신탁F(주식-재간접형)'도 지난 1년간 수익률이 24.5%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