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이끄는 FAANG…'펑' 터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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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의 나스닥지수가 연일 최고치 행진을 이어나가고 있다. 애플 등 주요 기술주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다. 그간의 낙폭을 메우고 IT기업 주가가 계속 오름세를 탈지 관심이 모인다.

9일(현지시간) 나스닥지수는 장중 한때 1만2.50까지 치솟으며 사상 처음으로 1만선을 넘어섰다. 나스닥지수는 장 마감 직전 상승폭을 줄여 이날 전날 대비 29.01포인트(0.29%) 오른 9953.75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3월말 저점 이후 45%에 가까운 상승률이다.


이날 최근 증시에서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애플, 아마존 등 IT종목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아마존은 76.80달러(3.04%) 오른 2600.86, 애플은 10.53달러(3.16%) 오른 343.99, 페이스북은 7.27달러(3.14%) 오른 238.67에 장을 마감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1.44달러(0.76%) 상승하면서 최고가 행진에 합류했다.

덕분에 애플, MS,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5개 회사 시가총액은 6조 달러에 육박하게 됐다. 애플은 시총 1조4910억 달러로 1위 자리를 지켰다. MS가 1조4039억 달러, 아마존이 1조2947억 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구글과 페이스북만이 각각 9912억달러, 6806억 달러로 시총 1조 달러를 밑돌았다. 현재 이들 5개 기업이 나스닥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40%에 육박하고 있다.

빚더미 오른 미 IT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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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코로나19로 인해 IT기업들의 매출 대비 부채비율이 커진 점은 부담이다. 미국 IT기업들의 매출 대비 부채비중은 지난 10년 새 2배 이상 증가했다.


글로벌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최근 49개 미 IT기업의 부채 등을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의 부채 규모는 2009년 1010억달러에서 지난해 5920억달러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5410억달러에서 1조3730억달러로 2.5배 가량 증가했는데 부채는 5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공식 발표한 후부터 4월 말까지 회사채 발행액은 2650억 달러(324조원)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두 배 늘어난 수치다.

특히 코로나19발 경기침체와 저금리로 올해도 미 IT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다. 인텔이 올해 들어 102억5000만달러, 오라클은 200억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특히 애플은 이미 3월 말 기준 830억달러 이상 순현금보유액과 현금화 가능한 유가증권을 가지고 있지만 지난달에도 340억달러를 차입했다.

하지만 Fed가 채권시장에서 발을 뺄 경우 후폭풍은 상당할 전망이다. 기업의 실제 가치와 회사채 가격의 괴리가 생기는 것뿐 아니라 좀비 기업을 양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워런 버핏도 버크셔 해서웨이 지난달 연례 투자설명회에서 이에 대한 우려를 드러낸 바 있다. 그는 "Fed가 저금리를 제공하면서 경제 셧다운에도 기업들이 도산하지 않게 해주고 있는데 빚이 지나치게 늘고 있다"며 "이러한 정책을 계속 밀고 나가다간 극단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이날부터 이틀에 걸쳐 공개시장위원회(FOMC) 통화정책 회의를 연다. 경기부양을 위한 추가적인 통화 완화 정책이 발표될 가능성 등에 관해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1월 美대선 다가올수록 미중 갈등은 커진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 /사진=AFP

미중 갈등도 여전히 부담이다.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며 미중 갈등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11월 미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미중 관계는 더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 경제매체 CNBC는 "11월이 가까워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더 공격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고, 경쟁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도 베이징에 부정적 입장을 취하며 자국 기술 보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기술주들이 중국의 보복에 취약할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미중 갈등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산업 중 하나가 반도체다. 블리클리투자자문그룹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 반도체 산업이 지난 1년간 성장한 것의 상당 부분은 중국이 자국 산업 성장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큰 고객이 되어준 덕분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 정부가 미국산 반도체 제조장비로 생산되는 반도체를 중국 화웨이에 수출하기 위해서는 승인을 받도록 하는 등 제한을 가하면서 미 반도체 업계에도 타격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반도체 기업들도 128단 낸드플래시, 10나노급 D램 등 최첨단 메모리 제품의 양산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금융 서비스 업체 BTIG의 줄리언 에마누엘 주식 및 파생상품 전략 책임자는 "공급망이 중국 제조에 너무 의존하고 있고 기술 회사들이 가장 많은 매출을 중국에 두고 있기 때문에 기술주가 미중 관계 악화에 있어 가장 취약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