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랠리' 성장주 팔고 가치주 몰빵? 전문가들의 경고

/사진=뉴시스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상승랠리를 이어가며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2018년 5월 2일(2505.61) 이후 약 30개월만에 2500선을 넘어설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코로나19(COVID-19) 백신에 대한 기대감에 성장주와 가치주의 주도주 손바뀜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경제 정상화에 대한 과도한 기대는 금물이라고 경고한다. 종목 선정과 매수·매도 결정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99.64포인트(1.37%) 뛴 2만9479.81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도 48.14포인트(1.36%) 상승한 3585.15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19.70포인트(1.02%) 오른 1만1829.29에 마감했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기대감이 주식 시장에 반영됐다. 이날 미국 증시에서는 코로나19로 외면 받았던 여행주와 항공주가 반등세를 주도했다. 크루즈주인 카니발은 7%, 아메리칸, 유나이티드, 델타 등 미국 3대 항공주는 모두 4% 이상 올랐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화이자와 모더나 등 일부 코로나19 백신 개발 업체들의 긍정적인 내용이 나오고 있다"며 "이 결과를 바탕으로 시장은 코로나19 이후를 기대하며 레저, 산업재, 에너지 업종이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주 국내 증시 역시 이와 같은 흐름을 보였다. 카카오 (46,400원 ▼50 -0.11%)와 네이버 등 언택트 종목은 뒷걸음질 친 반면 면세점주와 여행주 등 가치주가 큰 폭으로 뛰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에 대한 우려와 백신에 대한 기대감이 혼재된 상황이다. 증시 역시 두 가지 재료에 따라 경기민감주와 기술주 간의 순환매 흐름이 진행될 전망"이라며 "순화매 과정에서 지수 낙폭은 상당분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도 업종이 다양하다는 점은 증시에 긍정적이다. 지수 상승이 특정 업종에 쏠리지 않으면 그만큼 낙폭도 제한적이다. 실제 외국인은 11월 이후 삼성전자 (78,500원 ▲1,100 +1.42%)뿐만 아니라 2차전지주를 순매수 상위 리스트에 올리는 등 다양화하고 있다.

그러나 순환매 장세에서 가치주로의 쏠림은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코로나19 국면에서 급락했던 가치주의 정상화는 이뤄지겠지만, 실제 경제 정상화까지 걸리는 시간은 상당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상용화까지 시간이 필요하고, 상용화 이후 전세계가 효능을 보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일 걸릴 것이다. 막연한 기대보다 2021년까지는 코로나19를 상수 로 놓고 주식시장을 바라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이슈, 이벤트에 의한 기대가 가치주를 끌어올렸다면 펀더멘털은 성장주, 수출주 강세를 지지하고 있다"며 "가치주의 강세가 좀 더 이어질 수 있겠지만, 추격매수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 이보다 성장주, 수출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