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T 앱 개편에도 자리 지키는 '카풀'…재개 노리나?

카카오T 앱에서 카풀 메뉴를 누르면 오른쪽 화면으로 이동한다. /사진=카카오T 앱 캡처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 앱을 개편하면서 2년 전 서비스를 중단한 '카풀' 메뉴를 그대로 유지해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선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업계와의 상생을 위해 카풀 중단이라는 대승적 결단을 내린 만큼 기업 이미지 차원에서 카풀 메뉴를 유지하는 것으로 보는 한편,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 서비스를 재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달 카카오T 앱을 전면 개편했다. 이용목적에 맞게 기존 서비스를 △홈 △마이카 △여행 탭으로 분리한 게 특징이다. 주목할 점은 2018년 출시 후 택시업계와의 마찰로 제대로 서비스 한번 해보지 못한 카풀이 앱 개편에도 첫 화면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카풀 메뉴를 누르면 '베타 서비스가 종료됐다'는 당시 안내문만 뜬다.


이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에선 카카오모빌리티에 카풀은 '양보의 상징'인 만큼 포기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분석한다.

한 관계자는 "카풀은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업계와의 상생을 위해 사회적 대타협에 나섰다는 증거"라며 "모빌리티 플랫폼에 대한 택시업계의 공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기업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카풀 메뉴를 유지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다른 관계자는 "타다와 달리 카풀은 시작조차 못 해, '타다 금지법' 전에 카풀 금지 논란이 있었다는 걸 이용자들이 잘 몰라 안타깝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 '사회적 대타협' 뭐길래?…1년간 카카오·택시 갈등 '첨예'

(서울=뉴스1) 이종덕 기자 =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택시 카풀 TF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 합의사항을 발표한 후 업체 대표자들과 합의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박복규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회장, 박권수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회장,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강신표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 구수영 전국민주택시 노동조합연맹 위원장, 손명수 국토교통부교통물류실장 등이 참석했다.2019.3.7/뉴스1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 수난사는 지난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카풀이란 일반인이 자가용 차량으로 목적지가 같은 승객을 태워주고 돈을 받는 서비스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8년 2월 카풀 업체 '럭시'를 인수한 후 7만명의 일반인 운전자를 모아 그해 연말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당시 여객자동차운송사업법에 따르면 자가용의 유상운송서비스는 금지돼 있었으나, 출퇴근 시간대에는 유상으로 자동차 임대가 가능하다는 예외조항을 이용한 것이다.

그러자 택시업계는 "불법 카풀로 택시기사의 생존권이 위협받는다"며 즉각 반발, 대규모 집회와 총파업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이 카풀·택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갈등 봉합에 나섰지만, 택시기사가 국회 앞에서 분신자살하는 등 사회적 긴장감이 고조됐다. TF는 사회적 대타협기구를 꾸리기로 했으나 당사자인 택시 단체가 참여하지 않는 등 난항을 겪었다. 결국 2019년 1월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을 잠정 중단하기로 하면서 택시 단체는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당시 카카오모빌리티는 "카풀에 대한 오해로 우려하는 목소리가 지속하고 있다"며 "이해 관계자들과 사회적 합의를 위한 소통의 장을 만들기 위해 숙고 끝에 카풀 베타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1년 간에 진통 끝에 국토부와 여당, 카카오모빌리티, 4개 택시 단체가 참여하는 사회적 대타협기구가 출범, 3월에 평일 오전 7~9시·오후 6~8시에 한해 카풀 서비스를 허용하는 합의안을 발표했다. 24시간 카풀을 요구한 다른 업체와 달리 카카오모빌리티는 시간 제약 없이 하루 2회 운행하는 중재안을 밀었으나 최종 단계서 한 발 더 물러선 셈이다. 해당 내용을 담은 개정안이 지난해 1월부터 시행 중이지만, 카카오모빌리티는 아직까지 카풀 서비스를 재개하지 않았다.
카카오T 카풀 다시 나오나…업계 '촉각'일각에선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 서비스를 다시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를 위해 카카오T 앱 내에서 카풀 메뉴를 없애지 않은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 카카오모빌리티는 카풀 서비스 중단 당시 "카풀에 대한 사회적 갈등이 해결될 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라며 "조속히 승객 여러분을 찾아뵐수 있도록 응원해달라"고 재개 가능성을 암시했다.

이에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카풀의 사업성에 대해 고민 중이지만, 가까운 시일 내 서비스를 선보이는 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카풀 사업 여부에 대해서는 판단 중으로, 아직 결정된 내용이 없다"라며 "모빌리티 플랫폼 서비스와 이용자의 사용행태 등이 계속 변화하고 있어 카풀 사업 여부를 계속 검토 중이지만, 단시일 내 결론을 낼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