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의 2배로 솟은 美증시…"악재 대충돌, 연말까지 10% 하락"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 /사진=AFP

미국 뉴욕증시가 사상 최고가 행진 중인 가운데 올 연말까지 주가가 10% 안팎 조정받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나왔다. 대규모 인프라 법안이 경제부양 효과를 내지 못할 가능성이 큰 데다 다양한 변수가 시장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은행인 씨티그룹은 올 연말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를 4000으로 전망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S&P500 지수는 전날보다 11.71포인트(0.26%) 오른 4479.71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S&P500 지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지난해 3월23일 최저치 2237.4를 기록한 이후 이날까지 2배 이상 올랐는데, 씨티그룹은 현재 지수에서 10% 이상 하락할 것으로 본 것이다.

주가 조정 요인으로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세금인상, 기업 이익을 깎아먹는 비용 압박,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가능성 등을 꼽았다.

씨티그룹의 토바이어스 레브코비치 분석가는 "시장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테이퍼링·세금·인플레이션 등 다양한 악재들이 9월에 한꺼번에 충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올 2분기 S&P 지수를 구성하는 회사 대부분이 기저효과와 저금리 등 영향으로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냈지만 앞으로는 주가를 압박할 요인들이 더 많다고 지적했다.


"1조달러 인프라법안 경기 부양에 역부족"또 바이든 행정부가 취임 직후부터 역점을 둔 1조달러(도로·교량·수도·통신 등에 5500억달러 신규투자 포함) 규모 인프라 법안이 최근 상원 문턱을 넘었지만 경기 부양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장악과 관련해선 시장 위협 요인이 아니라고 봤다.

씨티그룹이 공개한 S&P500 지수 전망은 다른 투자금융사에 비해 낮은 편이다.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주요 금융사의 S&P500 전망치는 평균 4300선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가장 낮은 3800으로, 자산운용사 오펜하이머는 가장 높은 4700으로 S&P 지수를 전망했다.

씨티그룹은 앞서 이달 초에도 미국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낮춘 바 있다. 통화정책 긴축 가능성에 따라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해 주식시장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지난 5월초 1.7%에서 8월 현재 1.2%선까지 하락했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내년에는 2%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미국 증시에서 비중이 높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금리 인상에 취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