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피·8만전자' 안착에도 파는 개미들…증권가 "리스크 관리하라"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 설치된 크리스마스 트리 /뉴스1

크리스마스를 앞둔 코스피가 5거래일만에 3000선을 돌파했다. 삼성전자도 4개월 만에 '8만전자' 안착에 성공했다. 하지만 개인은 여전히 팔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4.26포인트(0.48%) 오른 3012.43에 거래를 마감했다. 오미크론 변이 우려 완화와 산타랠리 영향으로 간밤 미국 뉴욕증시가 상승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날 코스피는 기관과 외국인이 이끌었다. 기관은 9169억원을, 외국인은 1947억원을 사들였다. 개인은 1조1302억원 순매도하며 4거래일 연속 매도를 이어갔다.

업종별로는 기계, 운수장비가 1~2% 올랐다. 대형주와 중형주도 강보합세를 보였다. 상승한 미국 시장의 영향을 받아 대형주와 중형주 중심 외국인과 기관 매수세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으로 보면 삼성전자 (78,400원 ▼500 -0.63%)는 이날 전날 보다 600원(0.75%) 오른 8만50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개선 전망으로 이달 들어서만 주가가 12% 넘게 올랐다. 삼성전자가 종가 기준 8만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8월 10일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3028억원, 328억원 순매수해 상승을 견인했다. 하지만 개미들은 3399억원을 순매도하며 거꾸로 갔다.


현대차 (253,000원 ▲2,500 +1.00%)는 내연기관 엔진 신모델 출시를 중단하고 전기차 R&D를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 기대감에 3% 강세를 보였다. 기아 (114,400원 ▼500 -0.44%)도 1%대 오름세였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4.11포인트(0.41%) 오른 1007.42에 마무리됐다.

코스닥에서도 기관과 외국인은 매수하고 개인은 파는 패턴이 이어졌다. 기관은 2579억원, 외국인은 1770억원을 사들인 가운데 개인만 4282억원을 순매도 했다.

종목별로는 통신방송서비스와 오락문화가 2% 가량 올랐다. 제약, 섬유의류는 약보합이었다.

시가총액 상위 10대 종목은 혼조세였다. 셀트리온헬스케어 (75,900원 ▼4,500 -5.60%), 셀트리온제약 (93,800원 ▼300 -0.32%), 펄어비스 (40,250원 ▲450 +1.13%), 카카오게임즈 (21,400원 ▼250 -1.15%) 등은 1% 상승했지만 에코프로비엠 (203,500원 ▼9,500 -4.46%), 에이치엘비 (48,500원 ▲1,500 +3.19%), 천보 (75,000원 ▼1,700 -2.22%) 등은 횡보했다.

이날 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에 성공했지만 증권가에서는 하방경직성이 강화된 만큼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때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반등 시도의 중요 동력 중 하나였던 수급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시점"이라며 "12월 프로그램 매수, 숏커버링 매수가 내년 1월, 2월에는 프로그램 매물 출회와 공매도 구축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1월 상장을 앞둔 LG에너지솔루션도 수급 부담을 가중 시킬 전망이다. IPO 대어를 잡으려 투자 자금 이동이 일어날 수 있어서다. 기존 종목은 매도 대상이 될 수 있다.

이 팀장은 "코스피 3000선 회복 시도는 현금 비중 확대 기회"라며 "3050선에 근접하거나 넘어설 수록 리스크 관리 강도를 높여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도세 회피 매물 등 이유로 코로나19 이후 상승장을 이끌었던 개미가 증시를 떠나는 것도 눈 여겨볼 부분이다.

하지만 이를 평균 단가를 낮추는 기회로 역이용할 수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개인 순매도는 그동안 많이 오른 종목 위주로 28일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최근 2개년 기준으로 보면 배당락 3일전인 24일이 모두 코스닥 지수의 저점이었는데 평균 단가를 낮추는 아이디어도 생각해볼 수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개인 대주주 양도세 회피 물량에 따라 주가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