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vs과기부 디지털플랫폼정부 컨트롤타워 주도권은?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출범식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2.9.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디지털플랫폼정부 구현을 국정과제로 내세운 윤석열 정부가 지난달 대통령직속위원회인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이하 위원회)를 출범시켰지만 기대했던 부처간 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위원회 주도권을 두고 행정안전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한치의 양보도 없는 기싸움을 이어가면서 출발부터 불안한 모습이다.

23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위원회는 정부가 추진 중인 디지털플랫폼정부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로 메타버스산업협회장 출신 고진 위원장을 비롯해 디지털 기술 전문가 23명으로 구성됐다. 민간위원 19명은 인공지능(AI)·데이터·보안 등 6개 분과에서 활동한다. 당연직 정부위원은 행안부와 과기부, 기획재정부 장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 등 4명이다.


디지털플랫폼정부 구현은 윤 대통령의 핵심공약으로 국민이 몰라서 정부 혜택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알아서 챙겨주는 맞춤형 서비스 제공에 중점을 두고 있다. 또 각 부처마다 사이트를 두고 있는 칸막이 운영에서 벗어나 단일 사이트에 접속해 모든 행정 서비스를 처리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는 점에서 기존 전자정부와 차별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정부 부처간 협업 뿐만 아니라 이미 국민들에게 익숙한 다양한 민간기업들의 서비스와 제휴도 필요하다. 그만큼 통신사와 클라우드, 포털사이트 등 민간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디지털플랫폼정부 구현 과정에서 참여하는 기회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부터 디지털플랫폼정부 실현에 중점을 둔 안철수 당시 인수위원장이 "과기부가 컨트롤 타워를 맡는 것이 낫다"고 밝힌 배경이다.

반면 행안부는 이런 분위기를 경계해왔다. 앞으로 디지털플랫폼정부의 중점 추진과제와 세부계획 등 전체적인 밑그림을 그릴 때 특정 부초(과기부) 중심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행안부는 그간 '정부24'와 같은 공공 디지털 서비스를 운영해온데다 실제로 구체적인 행정 서비스를 다뤄봤으며, 관련 업무 인력도 갖춘 부처(행안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 등도 같은 방향으로 위원회를 운영해야 한다는 뜻을 윤 대통령에게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행안부와 과기부 안팎에선 위원회를 둘러싼 주도권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조만간 단행될 위원회 내부 인사 등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특정부처가 주도권을 잡는다고 하기보단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가야 한다"면서 "두 부처 간에 불필요한 갈등을 계속 만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