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은행, 보이스피싱 피해 배상액 책임 기준 만든다

머니투데이

이용안 기자

'퇴직연금 활성화를 위한 IRP 프로젝트 추진 업무협약식' /사진=임한별(머니S)

금융감독원이 은행들과 보이스피싱 피해 고객을 위한 배상 책임 기준을 만든다.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 운영 가이드라인도 마련해 비대면 금융거래의 안정성도 높이기로 했다.

금감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 국내 19개 은행들과 비대면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5일 밝혔다.

우선 FDS 운영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이상거래 탐지 능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은행은 생체인증 등 비대면 금융거래가 보다 안전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다양한 예방장치를 도입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더불어 내년부터 비대면 금융사고 책임분담기준을 만들어 보이스피싱 피해 고객을 위한 배상도 활성화한다. 은행의 사고 예방노력과 고객의 과실 정도를 고려해 은행이 고객에 물어줘야 할 배상액을 결정한다. 현재는 보이스피싱으로 금전적 손해를 본 고객과 금융사간 과실 책임에 관한 구체적 기준이 없다. 그 결과, 은행들이 자체 FDS를 갖고는 있지만, 이를 배상 책임에 얼마만큼 적용할지 상황마다 달랐다. 특히, 은행들은고객이 신분증을 보이스피싱범에게 보내거나, 악성앱 설치에 따라 보이스피싱이 이뤄지면 이용자의 중과실로만 간주해 피해배상을 꺼리는 경우가 많았다.

금감원은 이를 통해 보이스피싱 피해 고객이 소송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은행의 자율배상 절차로 신속하게 피해액을 배상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은행이 자체적으로 금융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도 더 기울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비대면 금융거래가 활성화하며 금융 범죄기법이 갈수록 지능화·정교화해 일반 고객의 노력만으로 대응하기에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이번에 마련한 기준들이 은행에게 합리적인 배상책임을 부과하면서도 은행 스스로 금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동기부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