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4대전략...'고급·친환경·스마트·글로벌'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어려운 외부 환경은 '변수'가 아닌 '상수'다. 끊임없는 혁신만이 불확실성의 시대에도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사진)이 지난 18일 상반기 해외법인장 회의에서 한 말이다. 정 회장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수요감소에 대응할 수 있는 위기돌파 전략을 주문했다.

현대·기아차는 정 회장의 리더십과 품질경영, 효율적인 글로벌 수출 및 생산전략, 연구개발(R&D) 확대로 글로벌 '톱5' 자동차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올 들어 세계경기 침체와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위기 극복을 위해 현대·기아차가 설정한 신성장 동력의 키워드는 △고급화 △친환경 △스마트 △글로벌이다. 정 회장은 해외법인장들에게 강조한 것도 바로 이 4가지였다.

현대차는 지난해말 전세계 고급차 시장을 겨냥해 '제네시스' 브랜드를 출범시켰다. 제네시스 브랜드 첫 모델인 EQ900(해외명 G90)는 국내 대형 럭셔리 세단 시장에서 수입 경쟁모델에 뒤지지 않는 상품성을 확보했다. 지난해 말 출시 이후 1만 1726대가 판매됐고 출고가 본격화된 올해에는 월평균 약 2800대가 판매되는 등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지난달 출시된 G80도 사전계약 18일만에 계약대수 1만2000대를 돌파했다.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벤츠, BMW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고급 브랜드로 키워 미국 등 세계 고급차 시장의 강자로 부상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 CI/사진제공=현대기아차

친환경차 전략도 차근차근 이행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2020년까지 28종의 신차를 선보여 친환경차 분야 글로벌 2위업체로 성장할 계획이다. 미래 친환경차 시장의 주도권 선점을 위해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수소전기차(수소연료전지차) 등 현존하는 모든 형태의 친환경차 개발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자율주행과 스마트카 개발에도 전력을 쏟고 있다. 지난해 11월 국내 최초로 미국 네바다주에서 고속도로 자율주행 면허를 획득하는 등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자율주행과 차세대 스마트카 개발에 2018년까지 약 2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2020년까지 고도 자율주행을, 2030년에는 완전 자율주행의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공격적인 글로벌 현지화 전략도 현재진행형이다. 최근 기아차는 신시장인 중남미 공략을 위한 교두보로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뻬스께리아시에 연간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건설하고 양산에 들어갔다. 현대차도 지난해 중국 창저우와 충칭에 각각 연산 30만대 규모의 4, 5공장을 착공했다. 2018년까지 본격 가동하는 게 목표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해외공장이 완공되면 각각 335만대와 168만대의 해외 현지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글로벌 현지화 전략을 통해 세계 자동차 시장의 변화와 위기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나가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선도해 나갈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