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 등 명품 브랜드 줄줄이 가격 인상

ⓒ루이비통 매장 전경

대표적인 명품 브랜드인 루이비통이 최근 국내 판매 가격을 올린 데 이어 오메가, 태그호이어, 디올, 티파니, 르크루제 등 유명 브랜드가 잇달아 가격을 올렸다. 또 메이크업브랜드인 바비브라운, 맥(MAC)도 제품 인상대열에 합류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루이비통은 지난달 28일부터 백화점 제품 가격을 5~6% 인상했다. 루이비통 관계자는 "제품마다 다르긴 하지만 가격이 평균 5% 정도 올랐다"고 말했다.


루이비통의 대표 모델로 '3초백', '지영이백'으로 불리는 스피디30 가격은 기존 92만원에서 96만5000원으로 올랐다. 또 다른 인기 모델인 네버풀MM은 97만원에서 102만5000원으로, 팔레르모PM은 153만원에서 162만원으로 인상됐다. 2008년 초만 해도 72만원이었던 스피디30은 수차례의 가격 인상 끝에 100만원선에 육박하게 됐다. 이 기간 동안 가격 인상률은 34%에 달한다.

대표적인 보석브랜드 티파니도 이달 들어 최고 11%의 가격을 올려 평균 8.8%의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티파니 관계자는 "금값 등 원자재 값 상승으로 인상이 불가피 했다"라고 말했다.

디올도 지난달 초 5~10%의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가죽제품의 경우 5%, 레이디디올의 경우 10%가 올랐다. 시계 브랜드의 대명사 태그호이어도 전제품 가격을 5% 올렸다. 태그호이어 관계자는 "유로 보다 스위스프랑 영향을 더 받는 스위스시계 브랜드 대부분이 이달 들어 일제히 가격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일부 품목에 한해서만 가격을 올린 브랜드도 있다. 버버리는 49만 원이던 머플러를 54만원으로 인상했다. 펜디는 벨트, 가방 등에 한해 곧 가격을 올릴 예정이다.

그 외 구찌, 샤넬, 까르띠에, 페라가모, 에르메스, 마크제이콥스 등의 브랜드도 인상여부를 고심 중이다. 구찌 관계자는 "보통 1년에 2번의 가격 조정을 단행하는데 아직 결정 된 것은 없다"며 "하지만 다른 브랜드의 상황을 좀 더 지켜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결혼철을 앞두고 혼수가 한창인 가운데, 수입브랜드의 가격 인상 소식에 소비자들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젊은 여성들이 주로 회원으로 활동으로 있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가격 인상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날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등 루이비통 매장에서 가격 인상을 문의하는 전화가 쇄도했다.

대학원생 지경희(25)씨는 "지난주 쇼핑을 할 때만 해도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알지 못했다"며 "3월 입학시즌을 맞아 새 가방을 사려고 점찍어 뒀는데 배신당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또 회사원 한송이(22)씨는 "명품브랜드가 고객의 심리를 역이용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이처럼 고객들의 불만이 거세지자 루이비통측 은 "매장 현장에서 대응이 어려워 루이비통 한국지사에서 가격인상을 문의하는 소비자들의 전화를 응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패션 전문가는 "환율변동의 영향이 크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명품브랜드는 원가와 상관없이 값을 올리고 있는 현실"이라며 "가격 저항이 덜한 국내 명품 선호 현상을 이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