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제지 부회장' 된 35세 연하 부인, 연봉 무려…

노미정 영풍제지 (1,832원 ▼6 -0.33%) 부회장이 회사 경영권을 넘겨받은 뒤 등기임원 보수를 파격적으로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노 부회장은 영풍제지 창업주인 이무진 회장의 35세 연하 둘째부인으로 올해 초 두 아들 대신 이 회장의 주식전량을 증여받아 화제가 됐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영풍제지가 상반기에 등기이사 2인에게 지급한 임원 보수는 17억940만원을 기록했다. 등기이사 2인은 이무진 회장과 노미정 부회장이다.


영풍제지가 지난 1분기에 두 사람에게 지급한 보수가 약 3억5930만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2분기에만 보수가 376% 증가한 셈이다. 지난해는 등기이사 3인에게 총 15억6000만원이 지급했는데 이사 수는 줄었는데 상반기에만 작년 3인 등기임원 급여를 초과하는 금액이 지출된 것이다.

지난 1월 이무진 회장은 113만8452주의 주식을 노 부회장에 증여했고 노 부회장은 55.64%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증여세 부담에 영풍제지가 고배당을 실시할 것으로 관측했고 그 영향에 1만6000원대 머물던 주가는 일주일 만에 1만8000원대로 훌쩍 뛰었다.

다음 달 증권업계의 예상대로 영풍제지는 보통주 1주당 2000원이라는 파격적인 현금 배당을 실시했다. 시가배당률은 12%에 달했고 지난 3년간 9~16%대 머물던 배당성향도 44%로 급증했다. 노미정 부회장은 배당금으로 약 25억원(세전)을 확보하게 됐다. 파격 배당에 주가는 지난 5월31일 2만5900원의 52주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어 노 부회장은 신한은행, 신한금융투자로부터 세 차례에 걸쳐 주식 담보대출을 받아 현금 확보에 나섰다. 3월에 한 차례, 5월 두 차례에 걸쳐 각각 7억원, 20억원, 10억원을 대출했으며 7억원을 상환해 현재 30억원의 대출이 남은 상태다.

노 부회장이 상반기에 확보한 총 현금을 단순 계산해보면 배당금 25억원(세전), 주식담보대출 30억원, 반기까지 임원보수 약 8억5000만원(등기임원 평균 급여)이다. 세금을 제하고 약 50억원의 현금을 손에 쥔 셈이다.

노 부회장이 내야 할 증여세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 63조에 따라 결정된다. 상장 기업인 영풍제지의 주식가치는 증여일 전후 2개월 평균 종가로 평가하는데 노 부회장은 지난해 12월26일 수증받았으므로 2개월 평균종가(11월27일~1월28일)는 1만7250원을 기록했다.

2개월 평균종가에 수증 주식수를 곱하고 30% 할증(최대주주와 그 특수관계인이 50% 초과지분시 증여세 할증)을 더하면 증여재산가액은 약 255억원이다. 부부간 증여공제 6억원과 누진 공제 등을 제외하면 증여세는 약 110억원이 된다.

회사에서 받은 배당금과 임원 급여에 주식담보대출을 합하고도 추가로 60억원 정도가 더 필요한 상황인 셈이다.

물론 노 부회장이 110억원의 증여세를 3월말에 일시불로 납부하지 않고 향후 5년간 1/6씩 분납하기로 결정(연부연납)했다면 일단 1/6을 납부하고 매년 4%의 이자를 더해 내면 된다. 즉 3월 말에 약 18억3000만원을 배당금과 임원급여로 낸 뒤 나머지는 매년 분할 납부하기로 결정했을 가능성도 있다.

영풍제지 측은 "증여세는 노 부회장 개인의 일로 증여세 완납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며 "다만 자진납부 신고는 마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