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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자 1명을 해고하면 일자리 100개가 늘어난다

[기고]규제개혁,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머니투데이 최성호 경기대 행정대학원 교수(대한상의 정책자문위원) |입력 : 2014.08.28 06:36|조회 : 49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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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자 1명을 해고하면 일자리 100개가 늘어난다
최근 정부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재정확대, 금리인하와 함께 규제개혁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규제개혁이 기업투자를 늘려 일자리 창출과 성장을 촉진하리라는 기대에서다. 규제품질이 높은 경제는 잠재성장률에 근접한 성장을 실현하므로 규제개혁은 경제성장률을 1% 내지 2% 끌어올릴 수 있다.

지난 3월 대통령 주재의 끝장토론으로 진행된 규제개혁장관회의는 규제개혁을 국정 우선순위가 높은 대통령 의제로 부각시키는 데는 성공했다. 규제개혁의 제도적 기반도 대체로 완비됐다. 국회통과를 남겨두고 있지만 규제비용 총량제 도입으로 각 부처가 규제를 신설하려면 유사한 비용의 다른 규제를 폐지해야 한다. 규제 일몰제도 채택됐다.

그런데 단기성과 위주의 추진은 문제다. 모든 규제는 안전, 환경, 약자보호 등 고유한 공익을 추구하므로 보완책을 강구하면서 폐지해야 한다. 규제완화는 비가역성을 가진다. 예컨대 의료 영리법인을 허용하고 나면 다시 폐지하기는 어렵다. 건수 위주의 접근도 곤란하다.

푸드트럭 허용은 위생, 안전, 교통 규제를 수반할 수 있다. 규제의 수가 아니라 비용·편익 영향이 중요한 것이다. 규제의 무작정 완화도 적절하지 않다. 규제의 폐지보다 합리적 운영이 더 바람직한 경우도 많다. 환경규제의 점진적 강화로 기업의 기술개발을 유도하는 등 규제를 통한 혁신의 사례도 많다.

규제개혁이 관료들만 다그친다고 될 일인가. 사실 기업 활동에 큰 영향을 주는 규제들은 노동, 수도권, 환경, 민영화, 경제민주화 등 하나같이 민감하고 논쟁적인 영역에 있다.

이들을 손대는 것은 첨예하게 대립된 이해관계의 조정이 관건이다. 대통령과 여당 수뇌부가 그 조정에 발 벗고 나서지 않으며 국회는 규제입법을 ‘황사’처럼 뿌려대는 상황에서 관료만을 추궁한다면 소소한 규제개선의 숫자는 나올지 몰라도 개혁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럼 어떻게 할 것인가. 우선 규제개혁의 큰 물줄기는 정치적 합의를 통해 터야 한다. '손톱 밑 가시 뽑기'로는 경제활성화에 미흡하다. 2018년경 인구감소세 진입을 감안하면 향후 3년 정도가 선진복지국가 진입과 중진국함정 잔류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핵심 규제이슈와 의원입법의 규제신설 제한 등을 포함한 경제대책의 틀에 관해 대통령과 정치권이 초당적 협력의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규제관리 역량의 확충도 시급하다. 규제비용 총량제가 성공하려면 규제비용의 분석에 상당한 전문 인력과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 KDI와 행정연구원에 설치된 규제연구센터는 여타 공공연구기관과의 네트워킹으로 확대돼야 한다.

수요자 관점의 접근도 긴요하다. 관료들은 규제완화 건수를 합해 보고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관련 규제 중 하나만 남아도 새로운 사업이 불가능하다. 관료의 ‘덧셈법칙’을 기업의 ‘(곱하는 여러 수 중 하나만 0이어도 그 곱이 0인)곱셈법칙’으로 대체해야 한다.

금융, 의료, IT융합 등 분야별 규제옴부즈만을 둘 필요도 있다. 글로벌 스탠더드의 채택도 중요하다. 분야별로 해외 최적사례와 비교해 규제의 존속 여부와 수준을 조정할 수 있다.

지자체와의 정책공조도 필수적이다. 유럽의 규제준수 비용이 GDP의 3.5%에 이르며 그 절반 정도는 회원국에 의한 EU규제의 과도한 집행에 기인한다고 한다. 우리의 경우에도 지자체가 규제비용의 상당 부분을 좌우할 것이다.

규제개혁은 중장기 행정개혁으로 연계돼야 한다. 규제집행의 전 과정을 개인정보나 안보관련 사항 등을 제외하고 투명하게 공개한다면 과도한 규제는 점차 정리되고 운영도 개선될 것이다.

정부조직은 규제를 만드는 속성이 있다. 미국의 한 연구는 1명의 규제자를 해고하면 100여 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경제·규제 부처의 인력을 감축하고 복지·서비스 조직으로 재배치하는 정부 구조조정 없는 규제개혁은 구두선이나 단기 캠페인에 그친다.

직접적으로 공교육 기관을 대상으로 하지만 간접적으로 모든 국민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교육행정처럼 국가경쟁력에 중요한 비경제 분야의 규제개혁도 중요한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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