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 갈등'...박근혜 보수회귀 신호탄?

11일 박근혜 후보를 만나고 난 김종인 새누리당 행복추진위원장은 "이제 난 할 일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위원장이 추진해온 경제민주화안이 좌초되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박후보가 중도외연확장보단 기존지지층 단속을 위해 보수회귀로 가닥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김형준 명지대 교양학부 교수와 김종배 시사평론가는 12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박후보와 김위원장의 불협화음은 '예고된 참사'였다고 밝혔다.


김형준교수는 순환출자문제로 특히 불거진 이번 사안에 대해 "김종인 위원장이 안을 가지고 후보를 만나 조율하고 발표하는 게 정상적인 방식인데 위원장이 발표하고 후보가 아니라고 얘기하면서 혼선을 준다"며 "경제민주화를 떠나서 "선거캠프가 제대로 돌아가는 거냐 싶은 의구심이 더 아픈 부분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김종배 평론가는"사실 김종인 위원장은 그 이전에는 일정하게 플러스 역할을 했다. 김종인 위원장이 전면에 나서가지고 계속 그런(경제민주화) 이야기를 함으로써 여야의 대립각을 없애주면서 오히려 박근혜 후보의 보수성을 일정하게 희석시켜주는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면서 "그런데 문제는 오늘 보도를 놓고 보면 이것이 기존 순환출자금지 문제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부분에 있어서 국민행복추진위원회에서 잡은 경제민주화 정책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통보까지 했다 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해가 안간다"고 말했다.

김종배씨는 이에 대해 "박근혜 후보가 보수회귀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밖에는 이해를 할 수가 없다"고 해석하며 "왜냐하면 한 달 전쯤만 하더라도 김종인 위원장하고 입씨름을 벌였던 이한구 원내대표의 권한을 축소하는 방향으로까지 김종인 위원장의 손을 들어줬는데 이번에 이랬다는 얘기는 결국 보수회귀로 돌았다고 봐야 되는 것이고 왜 돌았느냐는 결국 전통적 지지층 다지기 전략으로, 중도외연 확장전략이 사실상 좌초하면서 전통적 지지층한테 호소하기 위해서 결국 경제민주화에 있어서 후퇴를 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건 야권후보 입장에서 보면 오히려 호재인 측면이 있다. 사실 정책 문제에서 지금까지 대립각을 세울 여지가 별로 없었던 건데 이제야 비로소 토론을 제대로 해볼 만한 여지가 하나 생긴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형준 교수도 "이건 예고된 참사다. 박근혜 후보가 공약위원회라는 걸 만들면서 국민행복추진위원회 핵심인물 안종범, 강석훈 의원을 빼서 이 공약위원회에 집어넣었다. 이 과정에서 서로 갈등요소가 충분히 있는 데도 불구하고 그냥 넘어갔다가 선거가 막판에 오다 보니까 모든 건 오히려 국민행복추진위원회보다는 비서실 중심의 공약위원회에서 간다는 쪽으로 입장정리가 된 것 같다"고 해석했다.

또한 "이렇게 갈 수밖에 없는 구조가 2013년도에 글로벌 경제위기를 포함해서 상당한 위기상황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이 위기상황을 돌파하려면 안정적 후보가 필요하다는 것을 내세워야 되는 일종에 전략적 변화를 함축하고 있는 거다. 그러다 보니 공동정부론과 안철수-문재인 두 후보단일화론에 대항할 수 있는 전략을 만들어내는 과정 속에서 이런 전략적 변화, 다시 얘기해서 중도층을 확대하는 것보다는 자기 지지층을 강화시키는 전략으로 바뀐 요인이 되지 않았나 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