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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원도 '한남더힐' 고무줄 감정'…재표결서 결과 뒤바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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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유경 기자
  • 김지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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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6.02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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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원 적정가격 발표해 혼란만 가중 지적…시행사·임차인 모두 반발

그래픽=김지영
그래픽=김지영
#서울 용산 '한남더힐' 펜트하우스(332㎡) 감정평가액 3.3㎡당 7944만원. 이 수준으로 분양됐다면 역대 국내 최고 분양가였다. 시행사측이 제시한 이 금액은 세입자가 의뢰해 제시한 감정평가액(3.3㎡당 2904만원)과 무려 3배 가까이 차이를 보이며 결국 감정평가업계의 '대형사고'를 일으켰다. 한국감정원은 이 펜트하우스에 대해 적정가격으로 3.3㎡당 4600만~6000만원을 제시했다.

한국감정원은 2일 서울 용산구 독서당로(한남동) '한남더힐'의 분양전환가격 산정을 위한 감정평가가 적정했는지를 따지는 타당성조사 결과 입주자와 시행사측 감정평가서가 모두 '부적정'하다고 판정했다. 이례적으로 적정가격까지 제시했다.

감정원이 감정평가업계 '대형사고'를 해결하기 위해 소방수 역할에 나섰지만 시행사와 세입자, 감정평가업계 등 이해당사자들은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결국 이들은 타당성조사 절차와 전문성에 대한 문제제기에 나섰다. 특히 시행사와 세입자들은 분양전환가격 협의가 더 어려워졌다며 시정 요구에 나섰다.

◇'한남더힐' 타당성 2차 심의 두번째 표결서 결과 왜 뒤집혔나?

감정원은 지난해 12월31일 국토교통부 의뢰를 받아 올해 1월1일부터 5월29일까지 제일·나라평가법인(입주자측)과 미래새한·대한평가법인(시행사측)이 평가한 결과에 대해 타당성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기간만 4개월 걸렸다. 하지만 심의절차는 순조롭지 못했다. 심의를 앞두고 조사·심의 위원과 일정이 갑자기 바뀌고 투표 결과도 번복되는 일이 발생했다.

우선 4개월간 실무를 총괄했던 조사단장이 지난 4월 건강상 사유로 사표를 내고 감정원을 떠난데 이어 5월1일에는 심사공시본부장(심의위원장)과 타당성심사처장(심의위원) 등이 바뀌는 등 타당성조사를 진행한 임직원이 잇따라 교체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조사단과 심의위원들이 갑자기 바뀌면서 '한남더힐'에 대해 제대로 이해할 시간도 없었던데다 감정평가사들의 의견도 듣지 않고 1차 심의가 이뤄져 절차상의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1차 심의는 당초 4월30일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당일 심의일정을 5월9일로 변경했고 심의위원 위촉도 갑작스럽게 이뤄지면서 혼선을 빚었다. 2차 심의에서도 심의위원들은 의견 수렴을 위해 같은 투표를 두 번 해야 했다.

1차 심의 결과를 상향 변경(부적정→미흡)하는 안에 대해 찬성 여부를 묻는 투표에서 심의위원들은 제일·나라(임차인측)에 대해 찬성 1표, 반대 12표로 부결시켰고 미래·대한감정평가법인(시행사측)에 대해선 찬성 7표와 반대 6표로 가결했다.

하지만 감정원은 20분후 기명 투표로 바꿔 재투표를 실시했다. 그 결과 제일·나라는 찬성표없이 반대만 13표가 됐으며 미래·대한은 찬성 4표에 반대 9표로 결과가 뒤집혔다. 결국 모두 '부적정'으로 1차 심의 결과를 유지했다.

감정원 관계자는 투표를 두 번 실시한 이유에 대해 "심의위원들의 의견수렴 과정에서 잘못 이해한 부분이 있어 재투표를 진행한 것"이라며 "일부 심의위원들은 적정가격 수준에 대한 투표로, 일부는 최종 결론에 대한 투표로 잘못 알았다"고 해명했다.

그래픽=김지영
그래픽=김지영

◇한국감정원도 '고무줄감정' 논란

감정원이 '고무줄' 적정가격을 제시, 향후 분양가 산정 '2라운드'에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감정원은 한남더힐 부실 감정평가 결과를 발표하며 600가구 총액 적정가로 1조6800억~1조9800억원을 제시했다. 감정원 평가액은 하단과 상단 차액이 3000억원에 달한다. 하단(1조6800억원)을 기준으로 상단까지 18% 차이다.

보상평가에선 감정평가 오차액이 10% 이상 벌어지면 재평가를 해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감정원의 적정가격 범위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시행사와 세입자들은 즉시 반발했다.

세입자측은 "시행사측 감정가격이 터무니없이 높아 국토부에 타당성조사를 신청했는데 감정원 적정가는 시행사측이 2013년 11월에 주민들에게 제시했었던 분양전환예정가격과 유사하다"며 "감정원이 3.3㎡당 6000만원이 넘는 분양가를 추인해 줬다"고 주장했다. 세입자측은 국회, 국토부, 감사원 등에 강력한 시정 조치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행사인 한스자람은 "감정원이 제시한 적정가격 범위의 하단은 시행사가 적자를 볼 수 있는 수준"이라며 "이미 일부 분양전환이 이뤄졌고 거래가 되고 있는데 이를 감안하지 않고 적정가격을 제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한스자람은 이어 "2016년 1월 임대차계약 만기시 감정평가를 새로 해서 임차인들에게 최종 분양기회를 줄 수 있지만, 임차인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임대보증금 전액을 일제히 반환해주고 새로운 계약자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감정원 적정가 발표 '왜'?…혼란에 빠진 '한남더힐' 분양가

애당초 타당성조사 과정에서 가격을 제시하지 않던 관례를 깬 것도 논란거리다. 감정원은 조사 과정에서 투명성 논란을 의식해 자체 조사한 가격을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가격이 향후 시행사와 세입자간 분양가 산정에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지적이다. 감정원 관계자는 "과거에는 적정가를 통보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해 미온적으로 대처해선 안된다고 판단했다"며 "앞으로는 비슷한 현안에서 적극적으로 적정가격을 제시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감정원의 적정가 제시는 분양을 이미 받은 계약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테면 감정가 차이가 가장 커서 문제의 중심에 있는 '한남더힐' 330~332㎡ 중 실제 분양된 물량은 36가구 중 3가구다.

한스자람에 따르면 이중 단국대학교가 3.3㎡당 6565만원에, 다른 2가구는 3.3㎡당 6300만원에 분양받았다. 단국대가 분양받은 물건의 경우 세입자측 감정평가액은 3.3㎡당 2850만원, 시행사측은 3.3㎡당 7912만원으로 가격차가 컸다.

결과적으로 감정원이 적정가를 3.3㎡당 최고 4600만~6000만원으로 발표, 기존 계약자들은 감정원의 적정가보다도 비싸게 산 꼴이 됐다. 특히 법인인 단국대의 경우 3.3㎡당 565만원, 총 5억6500만원을 더 주고 산 셈이 됐다.

세입자측은 단국대 재단 이사장과 총장을 고가 분양을 받았다며 검찰에 배임 혐의로 고발한 상태다. 단국대는 시행사에게 분양가와 적정가간 차액을 반환해달라는 요구에 들어갈 수 있다.

감정평가업계도 타당성조사에서 평가액을 제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감정평가액을 제시하는 것은 감정평가 고유 행위"라며 "타당성조사는 말 그대로 감정평가 한 절차 등에 대해 위법과 부당 여부를 밝히는 데 그쳐야 한다"고 말했다.

서동기 감정평가협회장은 "한남더힐 시행사와 세입자측이 각각 의뢰한 감정평가가 상당한 차이를 보여 물의를 빚은 것과 관련해 협회 차원에서 강력히 대처,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협회는 감정원보다 먼저 타당성조사에 들어갔지만 아직까지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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