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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대표하는 SF 주인공, '백인男'일 필요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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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유나 기자
  • 이경은 기자
  • 2017.09.29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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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심사위원 4인…한국 SF문학의 미래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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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과학문학공모전 시상식 및 과학문화토크콘서트'. /사진=김창현 기자
"SF(Science Fiction·공상과학소설)에 클리셰(예술 작품에서 흔히 쓰이는 소재)가 많은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한국 SF는 다릅니다. 여성혐오 문제 등 우리 사회만의 문제와 역사와 이슈를 SF라는 방법론을 통해 얘기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박상준 서울SF아카이브 대표)

28일 서울 중구 청계천로 문화창조벤처단지(옛 한국관광공사 건물)에서 머니투데이가 주최하는 '제2회 과학문학공모전 시상식 및 과학문화토크콘서트'가 열렸다. 1부 시상식이 끝나고 2부에서는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박상준 서울SF아카이브 대표, 김창규 작가, 김보영 작가, 배명훈 작가가 심사 총평과 한국 SF의 미래에 대해 함께 논의했다.

먼저 수상작에 대해서는 칭찬과 격려, 날카로운 비판을 함께 건넸다. 장편과 중·단편 대상작인 '에셔의 손'(김백상)과 '관내분실'(김초엽)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었다.

'에셔의 손'은 '전뇌'(전자두뇌)라는 설정을 추리소설 형식으로 풀어낸 사이버펑크물이다. 배명훈 작가는 "'에셔의 손'은 전반부에서 서술자가 너무 강력해 독자가 움직일 여지가 없다는 점이 아쉽다"면서도 "구조적으로 매우 훌륭한 글"이라고 말했다. 김보영 작가는 "전뇌와 관련해 충분히 있을법한 사회적 갈등을 다뤘고 각각의 에피소드를 단편으로 빼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깊이가 있다"고 평가했다.

'관내분실'은 가까운 미래 죽은 사람의 정보를 디지털 기록으로 저장할 수 있게 된 사회에서 엄마의 분실 기록을 찾아 나서는 딸의 이야기를 그렸다. 김창규 작가는 "SF에는 서정성이 없고 금속 냄새가 난다는 편견을 깨는 작품"이라며 최고의 찬사를 보냈다. 김보영 작가는 "머리가 아닌 마음을 울리는 작품", 배명훈 작가는 "백인 남성이 등장하는 수많은 SF 소설과 달리 여성의 이야기라는 점이 인상 깊다"고 평가했다.

SF 소설의 클리셰에 대한 심도 있는 이야기도 오갔다. 미국 천문학자 칼 세이건에 따르면 최초의 과학소설 '꿈'(1634)이 출간된 지 380년이 넘었다. 그 사이 아이작 아시모프, 아서 C. 클라크, 로버트 A. 하인라인 등 수많은 SF 거장이 배출됐다. 소설적 상상력이 기술 발전 속도를 앞선 탓에, 아직 현실화되지 못한 아이디어도 많다.

배명훈 작가는 "특히 인공지능(AI) 소재는 해답과 변주가 쭉 쌓여있어 (소설을 쓰기 전) 공부할 필요가 있다"며 "본인의 생각이 깊으면 누군가와의 대답과 같더라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내가 이 소재를 충분히 잘 다룰 수 있을까'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창규 작가는 "클리셰를 완전히 벗어나는 건 불가능하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까지는 클리셰를 써도 되겠지'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그래도 끝까지 (클리셰를 접목시키지 않고) 써보겠다'하는 사람 사이에는 창작자로서의 자질 차이가 느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아시아 국가에서의 SF 역사는 서구권에 비해 짧은 편이다. 하지만 최근 중국 SF 소설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류츠신, 하오징팡 등 중국 SF 작가들은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SF 문학상으로 꼽히는 미국 '휴고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류츠신 작가의 '삼체'는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휴가에 읽은 것으로도 알려졌다. 두 작품은 공통적으로 문화대혁명, 대도시 문제 등 중국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배명훈 작가는 "아직도 한국에는 백인 남자가 주인공인 SF 소설이 많다"며 "원래 대부분 SF 소설에서 인류를 대표해 외계인과 대화를 나누는 주체는 백인 남성이었는데, (세계 SF 문학계에서는) 오히려 그걸 바꾸는 작업이 세련됐다고 여겨지고 있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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