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기업밸류업의 핵심과 본질

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장

지난 5월 한국거래소는 상장사의 기업가치 제고계획(밸류업) 공시 가이드라인을 확정·발표했다. 이는 상장사가 자사 기업가치를 평가하고 목표를 수립하며 시장과 소통하도록 지원하기 위함이다. 상장사들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핵심지표를 선정하고 중장기 목표를 세우며 구체적인 계획을 공시하게 된다.

가이드라인은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기업개요, 현황진단, 목표설정, 계획수립, 이행평가, 소통'의 순서로 작성하도록 했다. 기업개요는 업종, 연혁, 재무실적 등 기본정보를 포함한다. 현황진단에서는 사업모델과 국내외 시장여건, 기업경쟁력 등을 서술하고 중장기 가치제고 목적에 부합한 재무제표와 비재무제표를 사용할 수 있다. 재무제표에는 시장평가(PBR, PER)와 자본효율성(ROE, COE, ROIC 등) 주주환원(배당과 자사주 및 총주주수익률, 주주환원율 등) 성장성(매출액증가율, 영업이익증가율 등)지표 등이 포함된다. 목표설정에선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목표를 설정한다. 계획수립 단계에서는 사업구조 개편, R&D 확대, 자사주 소각·배당의 주주환원 확대 등 목표를 달성할 계획을 수립한다. 경영환경 변화로 목표변경이 불가피한 경우 정정공시가 가능하다. 이행평가는 직전 공시의 계획 이행 여부를 공개하고 잘한 점과 보완 필요사항을 기재하도록 권장된다. 주주·시장과의 소통현황과 계획 및 실적 역시 기재해야 하며 IR 횟수 등의 수치만이 아니라 소통 프로세스와 내용도 기술하도록 한다. 효과적인 소통채널을 모색하기 위한 계획수립·이행도 기술대상이다.


이 가이드라인은 권장사항으로 기업이 선택적으로 기재할 수 있으며 공시 여부와 횟수도 자율이다. 때문에 자율성에 의존하고 강제성이 없어 관심이 적을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거래소는 지난 6월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가이드라인을 개정해 밸류업 공시일자, 이사회의 계획 수립과정 참여 여부, 주요 논의내용, 투자자 설명 여부와 소통일자·소통채널·소통대상을 공시하도록 했다.

밸류업 공시 가이드라인은 기업이 자사 기업가치를 평가하고 목표를 설정하며 투자자가 이를 쉽게 알 수 있게 지원하고 상장공시시스템(KIND) 기업밸류업 통합페이지에서 공시현황, 내용과 지원프로그램 및 투자지표 비교서비스가 제공돼 투자자는 우수한 기업을 선별하고 부족한 부분은 주주제안이나 여론, 전문평가기관 등을 통해 개선을 요구할 수 있다.

진정한 기업 밸류업은 투자자가 '납득'할 수 있는 경영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정확'히 전달하며 실적이 그 계획에 부합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최근 주주환원이 강조되지만 이익률 향상과 적절한 성장률을 계획하고 실현성을 투자자에게 설명하는 것도 중요하다.


가이드라인은 이사회의 역할을 강조한 점에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경영진은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적절히 수립·이행하는지 감독하고 필요한 경우 이사회의 보고, 심의 또는 의결을 거치는 등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이사회는 투자자가 납득할 수 있는 경영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정확히 전달하며 실적이 계획에 부합하도록 경영자원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도록 적극적으로 조언하고 감독해야 할 것이다.(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