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제약사 리베이트 틈새 공략?…전문약 약진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올해 상반기 전문의약품 시장에서 중소형제약사들이 대형사들에 비해 높은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과거 상위제약사의 원외처방조제액(약국에서 판매되는 전문의약품 매출) 증가율이 하위 제약사를 압도하던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이는 정부의 리베이트 규제로 대형 제약사들의 영업활동이 위축된 것을 틈타 중소형제약사들이 공격적인 영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10일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동아제약, 유한양행 등 국내업체 상위 10개 제약사들의 상반기 원외처방조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5.6% 증가했다. 반면 월간 원외처방액 10억~30억원 사이인 중소형제약사 20개의 상반기 처방액은 지난해보다 12.4% 증가했다. 이는 상반기 전체 원외처방조제액 증가율 6.4%보다 2배 가량 높은 수치다.

각 업체별로 보면 삼익제약의 올해 상반기 원외처방조제액은 106억원으로 전년 동기 55억원 보다 93% 증가했다. 영풍제약의 원외처방조제액은 지난해 상반기 115억원에서 올해 167억원으로 45.2% 증가했다. 이연제약 (13,780원 ▼80 -0.58%)은 올해 상반기 원외처방조제액 171억원을 올려 전년도 125억원보다 36.6% 늘었다. 이밖에 일화, 고려제약, 대화제약 (10,790원 ▼220 -2.00%), 대우제약, 유니온제약, 휴온스 (21,800원 ▲250 +1.16%) 등의 상반기 원외처방조제액이 지난해보다 10% 이상 증가했다.

이는 정부의 리베이트 단속이 주로 대형제약사 위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으로 평가되고 있다. 실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세무조사, 리베이트 단속 등 정부의 주 관찰대상은 대형제약사다. 대형 제약사들이 정부의 눈치를 보는 사이 일부 중소형제약사들이 공격적으로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대형제약사에 비해 영업인력도 부족하고 영업력도 약한 중소형사들의 단순히 새로운 영업방식을 통해 원외처방액이 지난해보다 수십%씩 증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결국 공격적인 리베이트 때문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중소형사의 약진은 쌍벌제 시행 이전에 반짝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소형제약사들이 신규 제네릭(복제약)을 보유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쌍벌죄가 시행될 경우 전문의약품 매출이 급증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김미현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제공자 측면에서 리베이트 단속은 상위제약사만 대상이 되지만, 수수자 측면에서 리베이트 단속은 제약사 전체로 확산될 것"이라며 "오는 10월 쌍벌죄가 시행되면 중소형사의 매출은 제자리로 돌아 올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