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명 中신흥부자 도쿄서 수조원 쓰는데…"

- 서해 뱃길사업으로 日가는 中관광객 끌어들여야
- 이 사업은 5-10년 내다보면 크게 남는 장사

- 서울시 과거보다 부채 늘었지만 재정건전성은 A+
- 내년 다른예산은 졸라매고 복지예산은 늘릴것


- '청년창업1000 프로젝트' 일자리 창출에 큰역할
- 1년간 1인기업 1000명에 창업장소, 활동비 제공

- 미래도시는 공원싸움... 뉴타운 안정기 진입
- 용산개발 민간안되면 공공이 나설수 밖에 없어

- 무상급식 이달중 결론 낼것... 순차적으로 하는게 순리
- '디자인 서울' 성과... 강남북 격차도 줄어드는 중



머니투데이방송 MTN이 첫 전파를 쏜 지 2년을 맞았다. 개국 2주년을 맞아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을 만나 민선 5기 시정운영 방향과 함께 주요 현안들에 대한 입장을 들어봤다. 오 시장은 서울시만의 맞춤형 복지정책을 확대하는 한편 문화와 환경 정책들에 주력해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Q. 민선 5기가 시작된 지 3개월이 됐다. 우선 지난 4년간의 소회는?

- 강소 조직을 만들기 위해 정원을 한 10% 줄였다. 과거에는 주어진 일만 열심히 하면 된다는 다소 안일한 생각이 있었는데,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는 직원들이 우대를 받도록 바꿔놨다. 문화, 복지, 환경 쪽에 신경을 많이 썼다. 복지 예산도 18%에서 25%까지 늘었다. 서울형 복지라고 해서 다른 지자체나 중앙정부에서 시도하지 않는 새로운 복지 시스템이 많이 가동되고 있다. 수돗물 운용률이 향상됐다. CNG버스를 많이 늘려놓은 덕분에 미세먼지가 많이 줄어 선진국 대기질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Q. 앞으로 민선 5기 4년 동안의 정책 목표는?

- 갑자기 새로운 정책을 갖고 승부하는 것은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다. 문화 콘텐츠를 늘리고 시민들이 여가 시간을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그 다음에 서울형 복지 혜택을 좀더 깊고 넓게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녹지면적이나 생활권 공원 숫자를 좀 더 늘리고, 그런 공간들이 보다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최근의 관심사인 일자리 창출에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Q. 한강 르네상스 사업 등 대형프로젝트가 의회의 제동을 받는 것 같은데?

- 한강변을 이용하는 이용객들이 과거에 비해 몇 배나 늘었다. 그런 공간은 계속 늘려나가는 게 전세계 도시의 숙제다. 서울은 수변 공원과 녹지 공원이 부족하기로 유명한 도시였는데 지금은 휴식공간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없다.

시의회에서도 이해하는 분위기로 바뀌어가고 있다. 관건은 서해 뱃길 사업이다. 수상 교통 활성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동의를 못하는 사람이 꽤 있는 것 같다. 서해 뱃길은 일자리 창출과 도시 경쟁력과 관련이 있다.

1억 명의 중국의 신흥부자들이 지금은 대부분 동경으로 가서 수조 원씩 돈을 쓴다. 서해 뱃길은 당초부터 중국 관광객을 겨냥한 것이다. 당장은 수익이 나지 않지만, 5년 뒤 10년 뒤를 내다보면 크게 남는 장사다.

Q.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데 해결책을 갖고 있나?

-자연스럽게 물흐르 듯이 진행되는 게 바람직하다. 지금은 새로운 CEO가 임명되는 등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어가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만에 하나 굉장히 힘든 상황이 된다면 서울시가 코레일과 함께 공공개발을 할 수밖에 없다. 이런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행히 기존의 방식대로 진행할 수 있는 토대가 생겼다. 서울시가 측면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은 지원하겠다. 1-2년 지연될 수 있겠지만 만약에 민간 투자가 안 되면 공공이 나서서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Q. 뉴타운 사업이 본래의 목적에 비해 여러 부작용을 낳은 게 사실인데 방식에 변화는?

- 미래 도시는 공원 싸움이다. 공원, 도서관, 어린이집 등 공공이 이용하는 시설은 개별적인 재개발 재건축으론 만들어 넣을 수 없기 때문에 보다 광역화된 재개발을 한 것이다.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원주민 재정착률이 낮는 등 부작용이 나타났지만 단점이 나타난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뉴타운 사업은 서두르지도 않고, 늦추지도 않는다는 게 서울시의 입장이었다. 공공이 관리하기 시작하면 원가가 상승하는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다. 도입 초기에는 혼란이 있었는데 지금은 안정기에 들어왔다고 평가한다.

또 다른 보완적인 해법은 휴먼타운이다. 휴먼타운은 기존 저층 주택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기 때문에 원주민의 재정착률이 높다. 휴먼타운을 해달라는 신청이 쇄도하고 있다. 지역 수를 좀 늘릴 계획이다. 지역 주민들이 주체가 되어 참여하는 거버넌스의 대표적인 모델 케이스가 될 것이다.

Q. 디자인서울을 꾸준히 주장해 왔는데 이와 관련한 서울의 경쟁력은?

- 디자인은 서울을 브랜딩해가는 데 가장 유효 적절한 수단이다. 시의회도 디자인 정책에 따로 들어가는 예산이 거의 1%도 안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더 이상 디자인 거리 사업을 할 필요가 없다.

25개 자치구를 동참시켜 디자인 원칙이 지켜지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최근 들어서 국제사회에서 서울의 경쟁력 평가가 눈에 띄는 좋아지고 있다. 이런 기조를 유지하면서 디자인과 패션, 관광과 디지털 콘텐츠, R&D와 금융 유통 보험 같은 비즈니스서비스 업종들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Q. 서울의 금융경쟁력 강화를 위한 계획은?

- 금융기업, 기관이 밀집하는 집적지를 육성하는 게 서울시가 해야 할 일이다. 여의도에 있는 국제금융센터 빌딩 입주가 내년에 시작된다. 2~3년 내에 몇 개 건물이 또 완공된다. 국제 금융기업이나 기관을 유치하는 작업을 하고 있고 성과도 있다. 유치를 위해선 교육, 의료, 문화 환경이 중요하다.

외국인들은 서울에 양질의 국제학교가 부족하고 느끼고 있다. 내년까지 3~4개 국제학교가 개교한다. 잘 모르는 사람은 ‘우리 교육에 투자하기도 바쁜데 외국인들 국제학교에 투자를 하느냐’고 하지만 그게 일자리 창출과 직결된다.

Q. 전자정부 분야에서 국제사회에서 인정받고 있는데,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은?

- 일상 생활속에서 IT 기술이 자연스럽게 구현되는 도시라고 하면 서울이 꼽히게 됐다. 서울시가 직접 하는게 아니라 그런 환경을 만들어 주는 거다. 수요를 만들어 내서 일상에 젖어들게 하는 일이 그 업계를 돕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울시도 기술의 도움을 받고 있다. 서울시 청렴도가 많이 올라갔는데, 청렴도 향상의 근저에는 IT기술이 있다. IT가 있기 때문에 모든 행정이 투명하게 공개될 수 있었고, 부패가 끼어들 여지가 줄어들었다.

Q. 무상급식을 둘러싸고 시의회와 의견 차이가 크다. 어떻게 해결할 생각인가?

- 현장에서 여론을 들어보면 학부모님들은 무상급식보다 학교주변 안전에 대해서 더 관심을 갖고 있다. 전면적으로 무상급식을 하면 처음에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흡족한 수준의 급식을 안전하게 제공하기 위해선 선결과제가 많다.

시의회, 시민단체와 함께 협의체를 만들었다. 일주일에 두 번씩 모여서 회의를 하고 있다. 10월 중순 경까지 결론을 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학교안전 문제에 최우선적으로 투자를 해야 할 것 같다. 의회 쪽에서 절실하게 원해서 무상급식을 해야 한다면 몇 년 말미를 두고 순차적으로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Q. 학교 주변 안전을 위해서 구상 중인 정책은?

- ‘학교 보안관’이라고 해서 학교 당 2명씩의 훈련을 받은 사람을 채용할 생각이다. 이에 더해 심리 상담을 전공한 전문 상담 교사를 배치할 계획이다. 방과 후에 몇 개 학교 인력이 모여서 학교 주변을 순회하면 치안을 확보할 수 있다. 교육청과 협의해서 반드시 2~3년 내에 하겠다.

Q. 앞으로 어떤 식의 복지 정책을 펼칠 계획인가?

- 지난 4년동안 많은 투자를 했다. 국공립에 몰려 있던 대기자 중에 많은 수가 서울형 어린이집으로 옮겨왔다. 민간 어린이집에 재정 지원을 하면서 질과 투명성을 높였다. 교사의 인건비를 보조하니 이용료는 떨어졌다. 서울형 어린이집은 믿고 보낼 수 있다는 공감대가 생겼다. 앞으로 24시간 보육을 해 줄 수 있는 시설과 몇 시간 맞춤형으로 아이를 맡아줄 수 있는 시설을 만들겠다.

Q. 실업 문제 해소와 일자리 창출 방안은?

- 서울형 창업시스템이 성과를 내고 있다. ‘청년창업1000’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1년 동안 1인창조기업에 1천 명에게 창업 장소를 한시적으로 제공했다. 사무공간에 집기를 마련해 주고 80만~백만 원 정도의 활동비를 지원했다.

1/3정도가 창업에 성공해서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 천 명에게 창업을 지원했더니 1천7백 명의 고용효과가 생겼다. 성공사례가 돼서 중앙정부에 의해서 전국의 지자체로 확산이 되고 있다. 사회적 기업에 대해서도 2014년까지 1천5백 개 기업, 2만3천 명 고용을 목표로 투자하고 있다.

Q. 강남북간의 균형발전 전략은?

- 4년 전, 17배까지 벌어져있던 자치구 간 재정력 격차가 ‘재산세 공동과세제도’, ‘조정교부금제도 변화’ 등으로 4.5배까지 줄었다. 동북권 르네상스와 서남권 르네상스를 통해 비강남 지역에 대한 투자를 늘려나갈 수 있다. 2~3년이 지나면서 성과가 나오고 있고, 앞으로 4년 동안 계획을 꾸준히 밀고 나가면 상당히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이다.



Q. 서울시의 재정상태가 좋지않다고 하는데 정책운용에 차질은?

- 실제로 따져봤더니 서울의 재정 건전성은 A+급이다. 뉴욕과 동경 등 외국 대도시의 예산 대비 부채비율이 100%가 넘는다. 서울은 13%다. 다만 과거에 비해 부채가 늘었다는 점은 걱정이다. 경제위기 국면에서 확장 재정을 펼쳐야 경제가 살아나기 때문에 적자 재정을 펼쳤다.

경제위기가 어느 정도 정리됐기 때문에 경제 위기 이전의 부채상황으로 돌려놓을 계획이다. 그러기 위해 일단 내년에는 허리띠를 좀 졸라맬 생각한다. 복지분야 예산은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신규 사업의 경우 15%를 줄이겠다는 원칙으로 내년 예산을 짜고 있다. 그렇다고 매년 예산을 줄일 필요는 없고, 줄일 상황도 아니다.

Q. 정치와 행정을 두루 겪은만큼 향후 정치적 행보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

- 앞서 말한 내용은 꾸준히 몇 년동안 추진할 때 효과를 낼 수 있는 비전이고 정책들이다. 끝까지 임기를 채워 완수해 놓겠다. 취임사에서 서울의 경쟁력을 글로벌 톱5에 들게 하겠다는 얘기를 했다. 4년 전에 취임할 때 20위 후반 순위였다. 이제는 외국 평가 기관들이 10위 전후로 평가한다. 국가의 장래를 위해서 훨씬 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계속해서 잘 챙겨나가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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