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비횡령' 신흥학원 사무국장, 2심서 집유

머니투데이

김훈남 기자

강성종 민주당 의원의 지시를 받아 신흥학원 교비 87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모(53) 전 신흥학원 사무국장이 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5부(재판장 안영진 부장판사)는 21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 전 국장에게 1심을 깨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박 전 국장은 강 의원과의 인척관계, 상하관계 때문에 횡령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박 전 국장이 취득한 이익도 강 의원에 비해 상당히 적다"고 판단했다.

이어 "박 전 국장은 횡령한 교비 중 자신이 사용한 3억5000만원을 공탁하고 빼돌린 돈 대부분인 13억여원을 반환했다"며 "피해를 복구하고자 한 점을 인정, 형 집행을 유예한다"고 밝혔다.

박 전 사무국장은 2005년 신흥학원 이사장이었던 민주당 강성종 의원과 공모해 학교 공사대금을 업체에 과다지급한 뒤 돌려받는 수법으로 25억7600만원을 빼돌리고, 신흥학원이 인수한 외국인학교 운영비 11억여원을 신흥학원 교비로 지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2001년 강 의원으로부터 "외국인학교 돈으로 선거자금과 생활비를 대달라"는 요구를 받고 지난해까지 36억여원의 교비를 인출해 강 의원의 선거운동과 생활비 등으로 사용하고, 개인적으로 15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도 적용됐다.

1심 재판부는 "박 전 사무국장은 수십억원에 달하는 학교 자금을 빼돌려 마치 자신의 돈인 것처럼 사용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며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한편 '신흥학원 교비 횡령사건'에 연루돼 구속기소된 강 의원은 지난 11일 "정씨와 박 전 국장이 강 의원의 정치자금을 후원한다는 명목아래 비자금을 조성했을 뿐"이라며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