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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뱅이집은 아저씨만 바글바글? 고정관념 깰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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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은 기자, 사진 류승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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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0.28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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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인터뷰]강승모 유성물산교역 사장, 전문식당 오픈..골뱅이 사업 확대

"한 여대생이 골뱅이 먹으려면 아저씨들만 드글드글한 곳에 가야 하는 게 꺼려져 아빠랑 같이 간다는 말을 듣고 위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위기라는 단어는 국내 골뱅이통조림시장에서 수십 년째 부동의 1위를 지켜온 '유동골뱅이'와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동원과 샘표 등 대기업들이 골뱅이통조림시장에 뛰어들었지만 골뱅이하면 '유동골뱅이'를 떠올릴 정도로 '유동골뱅이'의 지위가 탄탄한 탓이다.

그러나 유성물산교역의 강승모 사장은 결코 안심할 수 없으며, 오히려 위기라고 판단했다. 이어 지난 7년간 골뱅이시장에서 획기적인 변신을 기획했다. 그 역시 달라졌다. 사실 강 사장은 서울대 경제학과 재학 중 행시(28회)에 합격해 재정경제부 공무원으로 순탄한 길을 걸었다. 그가 유성물산의 경영을 맡은 것은 부친 강승걸 회장이 2002년 뇌출혈로 갑자기 쓰러지면서였다. 그는 가족회의 끝에 가업을 맡기로 하고 재경부 금융협력과장을 그만두었다.

↑강승모 유성물산교역 사장이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강승모 유성물산교역 사장이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강 사장은 "2006년 연구·개발(R&D)센터를 만들어 골뱅이요리법을 선보여왔다"면서 "시식을 해보면 다들 맛있다고 하는데도 사람들에게 그리 알려지지 않더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지금이야 매출이 500억원에 달하는 안정적인 시장이지만 사람들의 기호가 변하고 대체재가 나와 잊혀지면 '유동골뱅이'도 결국 망할 수밖에 없다"며 "변화가 절실히 필요했다"고 말했다.

강 사장이 지난 25일 골뱅이요리 전문식당을 연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서 새로 선보인 메뉴는 피자와 나가사키우동, 파스타 등 친숙한 외식메뉴에 골뱅이가 어우러진 퓨전음식이다. 특히 '골뱅이=맥주안주'라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와인과 함께 줄길 수 있도록 했다.

그는 "골뱅이를 먹는 나라는 한국을 비롯해 프랑스와 스페인 일본 등인데 이들 국가는 음식이 발달했다는 것이 공통점"이라면서 "골뱅이는 부드러우면서도 씹는 맛이 매력적이어서 미각뿐 아니라 식감을 즐길 수 있는 국가에서 찾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굴보다 지방은 적고 단백질은 많은 저칼로리 식품인데다 양식이 불가해 식재료로도 매력이 높다"며 "이런 점을 보다 많은 사람에게 알려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강 사장이 골뱅이통조림을 공급하는 데서 벗어나 골뱅이요리를 만들어 식당에서 팔기로 결정한 데는 통조림산업의 퇴조도 감안됐다. 저장수단이 발달하지 않은 시대에 음식을 원래 맛에 가깝게 장기간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은 통조림이 유일했다. 그러나 냉장 및 냉동기기가 발달하면서 통조림은 수요도 줄고, 오히려 음식을 신선하게 즐길 수 없는 싸구려라는 이미지가 부각됐다.

강 사장은 "일본에서도 통조림회사들이 80년대를 정점으로 매출이 급감해 레토르트 파우치 등 다른 식품영역으로 옮겨갔다"며 "통조림산업 전체가 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골뱅이 하나에 집중해온 회사가 사업을 어떻게 다각화할 수 있을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면서 "결국 골뱅이 전문업체라는 평판을 활용해 골뱅이로 할 수 있는 모든 사업을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강승모 유성물산교역 사장이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강승모 유성물산교역 사장이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유성물산은 이번 골뱅이 전문식당에 앞서 3년 전 골뱅이 가공과 유통으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국내산 생골뱅이를 데친 후 냉동가공을 해 시푸드(See Food)레스토랑에 납품하는 한편 외국산 골뱅이를 냉동상태로 공급하는 것이다. 그는 "우리가 골뱅이 식자재를 납품하자 식당주인들이 무척 좋아했다"며 "아무래도 오랜기간 골뱅이를 취급하면서 신뢰가 형성된 덕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조림은 물론 가공과 유통·전문식당까지, 곧 바다에서 소비자 입 속까지 골뱅이와 관련된 모든 것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강 사장은 최근 체결된 한국과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을 또다른 기회로 보고 있다. 현재 골뱅이는 전체 물량의 95%가량을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수입하는 데 관세가 20%에 달한다. 한-EU FTA로 수입관세가 5년에 걸쳐 폐지되면 제조원가도 큰 폭으로 떨어진다. 아울러 최근 중국에서 골뱅이 수요가 늘어난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한국에 국한돼 정체돼 있던 시장이 커질 여지가 생긴 것이다.

강 사장은 "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수산물 소비가 증가한다"며 "특히 중국인들은 껍질색깔이 녹색인 캐나다산 골뱅이를 먹으면 부자가 된다고 믿어 골뱅이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언젠가 인터넷에서 쓰이는 '@'(골뱅이)로 사업영역을 넓혀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며 웃었다. 하지만 그는 "당장은 '유동골뱅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와 우리의 강점을 살려나갈 것"이라며 "골뱅이산업의 글로벌 스탠더드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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