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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의 상대가 아니다

  • 박문환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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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1.22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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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시장을 여는 아침]월요스페셜-샤프슈터의 투자전략

무협 영화가 거의 끝나갈 무렵에 악당 고수와 한판 승부를 앞두고 주인공이 늘 하는 말이 있다. 한 눈에 적이 무척 고수임을 알아차린 주인공이 무참하게 도륙되는 졸개를 보호하기 위해서 악당 고수와 맞짱을 뜨자는 말이 바로 “물러서라 저놈은 너희들의 상대가 아니다!” 라는 대사일 것이다. 대개 이런 말이 나오면 그 영화의 하이라이트가 되고 영화는 10분 이내에 끝이 난다.

중국과 미국으로부터 시작된 환율전쟁은 이제 버냉키가 개입하게 되면서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G20 회담 이전까지만 해도 주로 미국이 승자였고 중국은 환율 조작이나 하는 나쁜 국가였다. 하지만 지난 G20 회담을 통해서 미국과 중국의 입장이 역전되었다. 중국은 신랄하게 미국의 6000억 달러 2차 양적완화를 비난했고 자국으로 집중되던 세계의 화살을 미국으로 돌리는데 성공했다.

반면에 미국은 외교전에서의 큰 패배 이후 더욱 혼란에 빠지며 사분오열(四分五裂)되기 시작했다. 심지어는 지금까지 무언중에 금기시 되었던 연준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이 일부 공화당 의원들에 의해 시작되기에 이르렀다.

특히 공화당의 강력한 대통령 후보 중에 하나인 <새라 페일린>마저 “이제 6000억 달러나 들어가는 값비싼 게임에 대해 저항해야 할 때”라면서 연준을 대놓고 공격하기 시작했다. 진정...대통령되고 싶은 마음이 없나보다. 일이 이쯤 되니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물러서라!! 저놈은 너희들의 상대가 아니다!!”

금융가의 최고수 버냉키가 직접 칼을 뽑았다. 칼을 뽑자마자 곧장 매서운 공격이 시작되었다. 지난 주말 독일의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ECB 컨퍼런스에서 이례적으로 고조된 목소리로 중국을 직접 공격했다. 중국과 아시아를 직접 거론하면서 “자국의 경제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고의적으로 환율을 낮게 유지해서 자유로운 환율의 형성과정을 파괴하는 바람에 세계 경제의 흐름이 더욱 더디게 상승하고 있다”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중국을 딱 꼬집어서 환율의 조작을 통해서 2조 6000억 달러 규모의 외환을 보유할 수 있었는데 그것은 결코 정당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중국을 딱히 압박할만한 수단이 국제적으로 없다는 점에 대해 개탄했다.

지금까지 국제사회에서 전혀 환율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던 버냉키가 직접 나섰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앞서 거론했듯이 대개 최고의 고수가 나서게 되면 영화는 종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누구에게 승리의 여신이 웃어줄까? 글쎄...<잇토류>로 일본 열도를 평정했던 <미아모토 무사시>는 칼집을 내던저 버리고 저돌적으로 달려드는 적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이미 이 싸움은 당신이 졌소...싸움이 끝난 이후 넣어둘 칼집을 버렸기 때문이오...” 왠지...버냉키의 저돌적 행동이 약간은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최악의 경우를 먼저 가정하자면... 버냉키의 저돌적인 발언은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려는 의회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그렇게 될 경우 중국 상품에 대한 고율의 상계관세가 부과되게 되고 이는 곧장 중국과 미국간의 무역 전쟁을 구체화 시켜 시장을 더욱 패닉으로 몰고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 당장은 아니다. 아마도 환율조작국에 지정한다고 해도 후진타오가 내년 1월 미국을 방문하기 전까지는 상대국에 대한 예의를 지키자는 차원에서 미루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음을 놓을 상황은 아니다.

생각해보라. 버냉키의 발언은 중국에 대한 비난이었고 또한 양적완화정책에 대한 당위성을 옹호하는 발언이었다. 어떤 상황이라도 양적완화는 반드시 하겠다는 것이고 뿐만 아니라 의회에 재정적자 정책을 더욱 강화해줄 것을 요청하기까지 했다면 이는 달러로 무차별 공격을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사실...버냉키가 중국에 대한 공격을 직접 나서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은 역시 자국의 정치인들마저도 불신풍조가 더욱 커질 경우에는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갈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자국의 단결을 유인해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적에 대한 총 공격 뿐이다.
즉, 중국에 대해 공격을 강화함으로서 일부 공화당 의원들로부터 시작된 FRB에 대한 불신의 불씨를 차단하겠다는 포석도 있었을 것이다.

아시다시피 버냉키가 2차 양적완화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주로 주장했던 것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고용의 촉진이었다. 국채를 매입함으로서 장기금리를 낮추어 기업들의 투자를 유인해서 고용을 촉진한다는 의미는 최근 장기금리의 상승으로 인해 그의 입지가 더욱 흔들렸었다. 특히 아직 정식으로 보도된 것은 아니지만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권력을 잡게 되면서 공화당과 민주당은 이미 연수입 25만 달러 이상의 부자들에 대한 감세 연장 논의가 거의 확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바마 대통령도 공화당의 요구에 거의 반대하지 않는 쪽으로 결정이 되어가고 있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미국의 재정적자의 증가가 예상되는 상황은 더욱 금리인상의 기대치를 높여 시간을 지체할수록 버냉키에게 불리하게 전개될 수밖에 없었다. 즉, 지금 당장 금리의 상승을 초기에 진화하지 않을 경우 기대인플레이션의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더 저돌적 행동이 필요했을 것이다. 결국 버냉키는 이번 프랑크프루트에서 열린 ECB 컨퍼런스를 통해서 칼을 뽑아들게 되었던 것이다.

자 그럼 이제 갑작스러운 공격을 당한 중국 쪽 동향을 살펴보자. 나름대로 G20에서의 성공적인 방어를 했다고 생각했던 그들이었다. G20 회담을 통해서 중국을 향하던 비난의 화살을 미국으로 향하게 했고, IMF의 지분까지 확대하는 쾌거를 올렸다.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고 이번 G20 정상회담에서 가장 큰 수혜국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하지만 그들 나름대로 부작용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양적완화가 강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10월에만 2조 2000억 위안이라고 하는 천문학적인 돈이 부동산으로 몰려들었고 이는 부동산 가격의 속등으로 이어졌다. 당연히 유동성은 식료품의 가격도 크게 상승시켰었는데 식료품에 대한 기여도가 33%나 되는 중국의 CPI는 25년래 최악의 수준까지 끌어 올려졌다.

환율 전쟁은 서로 자제하자는 분위기를 만든 G20 정상회담 이후 힘들지만 잘 참아가고 있는 중국이 버냉키의 달러화 약세 발언으로 인해 더욱 유동성이 커지게 된다면 중국의 부동산을 비롯한 전반적인 물가상승의 압박은 더욱 커지게 될 것이다.

결국 지금 당장 시장의 향방을 결정하는 것은 중국의 대응이 될 것이다. 그러잖아도 고물가에 쫒기는 입장에 있었던 중국이 버냉키의 일격에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의문인 것이다.

일단 주말까지 나온 뉴스를 정리해보자. 중국은 버냉키의 발언보다 앞서 지준율을 50BP 추가로 인상했다. 올린지 9일만에 또 올렸다면 일단 달러화의 쓰나미를 선제적으로 단속하자는 의미를 가진 조치였을 것이다. 버냉키의 발언 이후에 조치로는 물가에 대한 적극적 통제였다.
내주부터 비축 곡물을 본격적으로 방출하고 추곡수매와 곡물 매매 동향을 감독하겠다고 하면서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의 차단에 부심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정도의 조치들은 그저 버냉키의 날카로운 칼날을 방어하자는 정도의 기술에 불과하다. 칼을 뽑고 저돌적으로 달려드는 버냉키를 보고 중국은 아직 칼집에서 칼을 뽑지도 않았다.

휴우...갑작스러운 버냉키의 등장으로 또다시 혼란스러워졌다. 고민스러운 문제는 잠시 접어두고 지난주에 일어났던 일부터 복기해보자.

지난주에 특이점은 중국 증시의 폭락이었다. 달러화가 갑자기 강해졌었고 중국 증시는 한 주 동안에 10%나 폭락했다. 지난주 증시의 조정에 대해서 애석하게도 많은 사람들이 아일랜드를 지목하고 있다. 일단 아일랜드의 문제로 주로 중국이 피해를 봐야 한다는(10% 폭락한 나라는 중국이 유일)발상도 이해가 가지 않지만 언론에서 주로 주가 상승의 이유로서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지난 목요일 단지 아일랜드의 재무장관이 구제 금융을 받을 지도 모른다는 말 한 마디 했다고 해서 전 세계가 그렇게도 강한 상승을 보였다고 하는 것을 아무런 의심 없이 믿었다면 나의 금융에 대한 자질부터 의심해야 할 것이다.

사실 호재는 이미 아일랜드의 재무장관이 발언하기도 전에, 즉 잠자리에 있을 때부터 시작되었었다. 그러니까, 지난주 목요일...유럽시장이 열기 전에 우리나라의 증시에서 먼저 이상 징후가 나타났었다. 당시에 외인들은 6영업일 동안 선물을 지속적으로 매도하는 상황이었다. 달러화의 강세가 생각보다 강하게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날도 오전 중에는 외인들의 강력한 선물 매도로 인해 백워데이션이 진행 중이었다. 오전 장에도 3000개의 선물이 집중적으로 매도 되었었다. 하지만 갑자기 오후 들어 외인들이 선물매도를 모두 청산하고 오히려 4000개의 선물 매수로 돌변했다. 물론 환율이 급락으로 전환되었었다.

그날 더더욱 독특했던 것은 처음에 주가가 상승으로 전환될 때 선물 미결제 약정이 상승했었는데...오후 장에는 주가가 상승하면서 다시 미결제 약정이 오히려 줄었다는 점이었다. 이렇게 같은 방향성에 대해 미결제 약정의 방향이 변화하는 것은 외인들도 주가의 하락에 비중을 두고 있었는데 뭔가 중요한 호재에 의해 생각이 중간에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우리나라에서 증시가 열려 있을 때 뭔가 중요한 호재가 발생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럼 외인들의 생각을 바꾸게 된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아일랜드의 재무부 장관이 잠자리에서 잠꼬대라도 하는 것을 듣고 우리네 시장이 미리 반응했다던가? 이제 코미디는 좀 그만하자.

그날 중국에서 아주 중요한 재료가 있었다. 물론 보도는 되지 않았지만... 중국의 대형은행 중에 하나인 농업은행과 건설은행 장이 예사롭지 않은 발언을 했었다.

그 이전까지 달러화의 초강세를 가져오며 전 세계의 증시는 물론 상품가격의 폭락을 가져오게 했던 것은 다름 아닌 중국 부동산에 대한 규제설이었다. 미국의 달러화가 해외로 나가기 위해서는 대부분 스왑거래의 형태로 나가기 때문에 달러화에 대해 숏포지션을 치고 나간다.
하지만 외국인 규제법으로 인해 중국으로 입국하려던 돈들이 일제히 막힐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숏포지션들은 서둘러 청산되었는데 소위 숏커버 수요가 일시적으로 집중되었던 것이 달러화의 상승으로 이어졌던 것이다.

당시 달러화 강세의 이유로 아일랜드를 자꾸 거론하고 있지만 아일랜드의 CDS 프리미엄은 주가 폭락시기에 오히려 안정을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들은 주가 폭락의 주원인은 최소한 아닌 것이다.

그런데...바로 지난 주 목요일, 우리네 시장이 오후장에 중국의 농업은행과 건설은행의 은행장이 한 독특한 발언은 달러화의 숏포지션에 대한 청산을 멈추게 하기에 충분했다.

“부동산에 대한 제재를 해야 한다는 정부로부터의 어떠한 지침도 없었고...그렇기 때문에 만약 4분기에도 좋은 투자처가 있다면 부동산에 대한 대출은 지속될 것이다” 이라는 발언이었다. 이건, 모든 이들이 알고 있었던 것과 완전히 상반되는 대단한 재료였다.

지금 시장에서는 중국이 부동산으로 몰리는 자금을 억제하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아무런 지침조차 없다니? 이게 과연 정말일까? 중국의 최대 부동산 개발회사인 차이나 반케는 중국 정부의 긴축에도 불구하고 10월에만 155억 위안의 매출을 올렸다. 월평균 매출액 80억 위안의 두 배에 달하는 엄청난 실적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면 이들 두 은행장의 발언이 전혀 근거 없는 사실은 아닐 것이다.‘ 그러니까...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중국은 부동산을 쥐어짜기 위한 정책은 그저 립서비스에 불과했고 실제로 부동산에 대한 실물 종사자들의 생각은 전혀 그렇지 않았었다는 말이 된다.

언젠가 거론한 적이 있듯이 중국의 부동산은 지방정부의 젖줄이다. 부동산의 상승으로 인해 오는 수익은 대차대조표에도 오르지 않는 알토란 같은 수익인데, 아무리 중앙정부라지만 이런 비공식적인 수입에 칼을 들이대면서 지방정부와 척을 질 수는 없는 일이었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달러화는 곧장 약세로 돌아섰고 우리 시장은 그날 1.62%나 급등했었다. 그러니까 달러화가 급상승했었던 것도, 또한 그 이후 주말장에서 안정을 보였던 것도 아일랜드가 문제가 아니었고 중국이 문제였다. 아일랜드가 정녕 전세계 주가를 끌어내린 장본인이었다면 독일이나 영국이 빠져야지 왜 중국이 급락을 대신한다던가? 중국이 10%나 급락하는 동안 독일은 지금 연고점을 넘어서는 등 강세를 유지하고 있는데 왜 아일랜드를 자꾸 지목하는가?

그럼...다시 생각을 정리해보자. 지난 주말 버냉키는 내부의 문제를 밖으로 돌리기 위해서 스스로 앞장서서 중국에 대해 칼을 뽑았다. 시장에 양적완화는 반드시 할 것이라는 믿음을 다시 심어 주었기 때문에 오늘 이후 일단 달러화는 약세로 전환되면서 시장과 상품가격을 올리게 될 것이다.

일단, 월요일에는 우리나라의 환율부터 반응(달러 약세)을 시작할 것이다. 씨티그룹의 분석가 <스티븐 잉글랜더>는 버냉키의 일갈 이후 즉시 논평을 통해서 “벤 버냉키의 발언은 달러화에 인정사정 없을 정도로 부정적이다” 라고 말했다. 물론 지난 주말 뉴욕 시장이 끝날 무렵에 맞추어 전해진 발언이라서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었지만...적어도 월요일 우리네 외환시장부터 환율은 하락을 시도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환율 전쟁에서 전격전을 선택한 버냉키의 결정에 대해 중국은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직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는 않고 있지만 중기적으로 볼 때 4.4%의 물가 상승률도 버거운데 미국의 달러화 융단폭격이 진행될 경우 가만히 당하고만 있지는 않을 공산이 크다. 즉 시장은 당장 추가적인 상승이 유력해 보이지만 반대로 불확실성도 커졌기 때문에 언제든지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다 쓰고 나서...훑어보니 결론이 없는 허접한 글이 되어 버렸다. 아무튼 주가는 향후 물가 상승 수혜주를 중심으로 더욱 오르겠지만 버냉키가 직접 나선 이상 언제든 중국발 악재가 터질 수 있다는 정도로 이해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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