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 약세 이어질 것

전날 예상을 깨고 호조를 보인 30년 만기 국채 입찰 결과에도 불구하고 미 국채가격이 추가적으로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9일 하락세 전 이번 주에만 0.25%포인트 상승(가격 하락)했다.


개선된 경제지표와 정부 재정적자 확대, 인플레이션 등 채권 약세로 이어질만한 요소들이 이번 주 일거에 부각됐기 때문이다.

제시카 하버슨 MF 글로벌 채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주 국채 수익률의 움직임은 여러 가지 요소들의 결합으로 발생했다"며 "경제 지표들이 의심의 여지없이 좋아졌고, 경제가 계속해서 회복되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경기 전망 개선은 위험자산 투자 심리를 부추겨 안전자산인 국채에서 주식 등 위험자산 시장으로 투자자들을 이동시킨다.


이번 주 오바마 대통령이 공화당과 감세 연장에 합의하면서 막대한 국가 부채와 재정적자가 이자율 상승으로 이어져 채권 가치를 하락시킬 것이란 우려도 거세졌다.

전 연준 이코노미스트였던 조나단 H 라이트 존스홉킨스 대학교수는 "감세안이 연준의 의도와는 반대의 효과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아제이 라자드햐크샤 바클레이즈캐피탈 채권 투자전략 대표도 "감세안은, 실질 금리를 낮추고 인플레이션 기대를 높이기 위해서 실시된 양적완화의 의도와 반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금리는 오르고 있어 연준이 다소 우려할만하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우려 역시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킴 루퍼트 옥션이코노믹스의 채권 애널리스트 킴 루퍼트는 "이러한 바이어스가 금리를 더 상승시킬 것"이라며 "그러나 금리가 직선으로 상승하기 보다는 오늘(9일) 처럼 하락하는 것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 초 3년 물, 10년 물 국채 입찰이 국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뒤바뀐 입맛을 드러낸다. 국채 발행은 여전히 호조를 보였지만 낮은 수익률에도 놀랍도록 입찰 물량을 소화해 내던 예전과는 분명 다른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9일 예상 밖의 국채 입찰 호조 역시 주초 급격한 하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연준이 양적완화(QE2) 방침을 밝힌 후 크레디트 스위스는 포트폴리오에서 미 국채 비중을 낮췄다. 앤드류 가드웨이트 크레디트스위스 애널리스트는 미국 10년물 수익률이 3.5%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나 4%를 넘지는 않을 것이라 주장했다.

은행들이 자산의 20%를 차지하는 국채를 계속 보유하고 있을 것이며 연준이 기준금리를 이른 시일 내에 올리지도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투자자들이 국채 시장을 떠나긴 하겠지만 그 속도가 그리 급격하진 않을 것이란 예상을 뒷받침한다.

하버슨 애널리스트는 "펀드 유입을 보면 채권에서 주식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고 알 수 있다"며 10년 물 금리가 3.36%에서 저항을 받고 3.17%에서 지지를 받을 것이라 전망했다.

버나드 바우몰 이코노믹아웃룩그룹 이코노미스트는 10년 물 4%까지는 경제가 기능하겠지만 5%까지 상승되면 회복이 지연될 것"이라 말했다.

자산운용사 헤니온월시의 빌 월시 대표는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현재 국채 시장에서 매우 신중해야 할 때"라며 "주식시장과 미국 경제에 의존적인 채권거래 움직임을 보게 될 것"이라 말한다.